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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 차 한잔 어때요? 향기로운 이색 티 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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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3. 16:16

문득 지치고 우울한 날 있지 않으신가요? 눈앞에서 목적지로 가는 차를 놓치거나 점심 메뉴가 오늘따라 맛이 없고 커피를 실수로 흘리는, 이렇게 사소한 일들이 모여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향긋한 차 한 잔 어떨까요? 지금부터 여러분의 우울감은 훨훨 날려버릴 수 있는 향기로운 티 룸들을 소개합니다.


작은 다락방에 온 듯, 서초동 티에리스

티에리스는 사당동 주택가에 있는 티 룸입니다.  테이블이 7개뿐인 작은 티 룸이라서 아늑한 다락방에 방문한 것 같은 분위기예요. 


메뉴는 다양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티 룸들 중에 가장 많은 종류의 차를 볼 수 있었어요. 거기에다가 티에리스만의 시그니처 블렌드 티가 있었습니다. 또한 티 룸에 티 푸드가 빠지면 왠지 허전하죠. 기본적인 스콘과 파운드케이크 등이 있고, 애프터 눈 티 세트는 방문 전날 저녁 9시까지 예약하면 차와 함께 즐길 수 있어요.

 

제가 선택한 메뉴는 시그니처 블렌드 티인 ‘한여름의 머스케텔‘과 ‘얼그레이 파운드’입니다. 향긋하고 풍부한 과일 향과 진하게 남는 여운이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레몬 아이싱을 입힌 파운드 케이크는 첫 맛은 새콤하고 얼그레이 찻잎이 들어가 있어서 마지막까지 향이 입안에 기분 좋게 맴돕니다.

이곳은 다양한 차를 맛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와 친숙하지 않다면 수많은 차 종류에 놀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장님의 추천을 받으면서 고르다 보면 금방 취향에 맞는 차를 고를 수 있을 겁니다. 최근에는 합정동에도 테에리스 테이스팅 룸도 오픈했습니다.  


[티에리스]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 4안길 84 1층

오픈시간: 오후 12시 30분~ 22시 (매주 화요일 휴무)


밀크티가 유명한, 헤르만의 정원 

경복궁 근처에 위치한 티 룸입니다. 가는 길목에 통인시장도 있고 작은 가게들도 많아 데이트나 약속을 잡기에 좋은 위치예요. 티 룸은 두 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어요. 1층에는 바 테이블과 오픈 테이블이 있고, 2층에는 테이블 6개 정도가 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창가 테이블이 뷰가 가장 좋습니다.


헤르만의 정원은 밀크 티로 유명한 곳이에요. 도쿄와 모로코, 런던 클래식 세 가지 종류의 밀크 티가 있답니다. 홍차 종류도 다양한 편이고 커피도 있어서 홍차를 좋아하지 않는 일행과 가기도 좋아요. 차를 마실 때 곁들여 먹는 티 푸드는 크림 티가 준비되어 있어요. 크림 티(Cream tea)는 애프터눈 티를 간소화한 것으로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잼을 발라먹고 차를 곁들여 마시는 것을 말하는데요. 주인장이 직접 만든 클로티드 크림이 유명하답니다. 헤르만의 정원 역시 애프터 눈 티 세트는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밀크티가 유명하지만 티 푸드를 제대로 맛보고 싶은 마음에 아쌈 홍차를 주문했습니다. 티포트와 잔 모두 아기자기하게 마음에 들었어요. 영국에서는 스콘에 쨈을 먼저 바르냐, 크림을 먼저 바르냐로 갈린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탕수육 부먹, 찍먹과 비슷하죠? 


저는 클로티드 크림을 먼저 바르고 과일잼을 발라서 먹었습니다. 클로티드 크림은 집에서 만들기에는 손이 많이 가서 이렇게 티 룸에서 만나면 바로 주문하게 됩니다. 매장에서 직접 구운 스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홍차는 시그니처 티가 아니라서 흔히 먹는 아쌈 홍차의 맛이었어요. 

헤르만의 정원은 티 룸의 분위기도 좋고 주변에 볼거리도 많아서 데이트 코스로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티 푸드인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이 정말 맛있답니다. 밀크티가 유명한 집이니 홍차가 낯설다면 밀크티를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헤르만의 정원]

주소: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62

오픈시간: 오후 12시~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영업)


코스로 즐기는 티 타임, 알디프

알디프는 예약한 손님에게만 차를 대접하는 티 룸입니다. 티를 코스로 즐기기 때문인데요. 한 타임은 2시간 동안 진행되고 최대 7명이 코스를 함께 할 수 있답니다. 테이크 아웃은 예약 없이도 가능합니다.


알디프만의 5-course tea는 시즌별로 주제가 모두 달라집니다. 한번 지나간 컨셉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코스 이름처럼 총 다섯 잔의 차를 맛볼 수 있어요. 컨셉에 맞춘 특별한 차를 마시면서 차와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외에도 mini 3-course와 차 단품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저는 5-course tea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시즌인 2018-2019 winter 컨셉은 “크리스마스 캐럴”이었어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모티프로 코스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첫 코스는 샹들리에라는 차였어요. 주인장은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아(Sia)의 ‘샹들리에’라는 곡을 들으면서 차를 만들었다고 해요. 포도의 달콤한 맛과 장미 향이 어우러져서 코로 한번, 혀로 한번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차 특유의 떫은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차랍니다.


두 번째 코스는 유니버스그레이라는 차로 만든 밀크티였어요. 크리스마스캐럴의 주인공인 스크루지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얀 눈밭에 발자국처럼 흩어진 찻잎들이 책 속을 생생하게 들여보는 것 같아요.


세 번째 코스는 스파클 샹들리에라는 티 에이드와 간단한 티 푸드였어요. 메뉴판에서 직접 한가지 메뉴를 선택하실 수 있고 주류를 추가할 경우에는 추가금이 있답니다. 티 에이드는 첫 번째 코스로 마셨던 샹들리에를 냉침하여 만들었어요. 함께 곁들인 티 푸드는 빅토리아 스펀지케이크로 달콤함을 더하기 위해 수제 마멀레이드 잼과 같이 나왔답니다.


네 번째 코스는 ‘경화수월’이라는 차와 ‘나랑 갈래’라는 차를 블렌딩 한 차였어요. 위에는 새콤한 체리 크림을 올렸는데 특이하게도 체리 크림이 녹는 모습이 스노우 볼을 보는 것 같았답니다. 


마지막 코스는 스페이스 오디 티였어요. 왼쪽 잔에는 연유를 섞었고 오른쪽 잔에는 레몬을 첨가했습니다. 원래는 보라색 계열의 짙은 색인데 레몬즙을 넣게 되면 옅은 분홍색으로 색이 물듭니다. 그 모습이 독특하고 신기했어요.


다섯 잔의 차를 두 시간 동안 즐기는 것이 낯설겠지만 차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2시간이라는 코스가 정말 빠르게 지나간답니다. 일행 없이 방문해도 바 테이블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아요. 일상 속 색다름을 느끼실 수 있답니다.


[알디프]

주소: 서울 서교동 329-10 

오픈 시간: 오전 11시~ 오후 9시 30분 (매주 월요일 휴무) 


저는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면 티 룸을 방문하곤 해요. 예쁜 티포트와 소품들이 가득하고 차의 향으로 가득한 곳에서 소소한 사치를 즐기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걱정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아요. 평소 지내던 공간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와 달콤한 향은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답니다. 생각이 많거나 우울할 때면 향긋한 차 한잔하면서 마음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요? 이상 가꿈사 프론티어 기자단 14기 문지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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