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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박물관 체험 여행- 청주 고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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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30. 17:38

아이들과 여름 방학에 무엇을 할까 고민이신가요? 특별한 계획을 세우거나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방학은 짧고 휴가는 더 짧으니 엄마 아빠는 막막해집니다. 그럴 때는 주변 가까운 곳에 있는 박물관 나들이를 해보세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천둥번개가 치고 장대비가 내려도, 심각한 미세먼지로 실외활동이 꺼려질 때에도 최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곳이랍니다.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금속활자주조전수관

오늘은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만들어진 ‘흥덕사지’ 터에 조성된 곳이죠. 청주 고인쇄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알리는 조형물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곳을 중심으로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전수교육관, 근현대인쇄전시관, 흥덕사지와 직지산책로까지 다양한 전시공간과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면 금속활자전수관에서 체험활동을, 역사를 배운 적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본박물관인 고인쇄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금속활자주조전수관엔 국가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임인호님의 정기 시연이 무료로 열립니다. 전통인쇄술인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죠. 또한 아이들이 직접 금속활자 찍기, 책 표지 문양밀기, 한지 뜨기, 오침안정법 책 꿰매기까지 ‘옛책 만들기(체험비 유료)’을 할 수 있어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동안 ‘직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답니다.


시연: 매주 금요일 3회(10:00, 13:30, 15:00), 매월 첫째주 토요일 3회(10:00, 13:30, 15:00)

예약문의: (043) 260-2503 

홈페이지: www.jikjiworld.cheongju.go.kr 


우리가 만든 세계 최고(最古), 하지만 우리에게 없는 ’직지’

2001년 9월 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는 고려시대 백운 스님이 선종의 불도를 깨닫게 하기 위해 기록한 유명 문구를 금속활자로 만든 책입니다. 백운 스님의 제자인 석참과 달잠이 청주 흥덕사(고인쇄박물관 옆)에서 인쇄했죠. 직지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0여 년이나 앞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선조의 기술력을 옅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본인 직지 하권은 아직 프랑스에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외교관으로 왔던 프랑스인 꼴랭 드 쁠랑시가 ‘직지’를 프랑스로 가져간 후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죠. 아이들이 이 설명을 들을 때면 크게 놀라며 궁금증을 풀어냅니다. ‘왜 우리 물건인데 외국인이 가져갔는지’와 ‘왜 안 돌려주는지’에 대해서요. 이 곳에는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에서 발견하고 고증하는데 일평생을 바친 박병선 박사에 대한 자료도 있습니다.

  

본관인 동글동글 항아리 단지 모양의 외관이 인상깊은 고인쇄박물관은 2017년 현대식 전시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단장해 입체감과 체험하는 재미가 새롭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인 ‘직지(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를 더 자세히 알려주고, 직지를 더 가까운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죠. 터치스크린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증강현실(AR)전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습니다. 약1시간이 걸리는 전문해설사 동행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야기로 술술 풀어주는 우리 역사에 대한 상세한 안내는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가득채우기에 충분합니다. 




역사가 만들어진 ‘흥덕사’지와 양병산

처음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는 그저 박물관 옆에 아담하고 작은 절 정도로 인식한 흥덕사지.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좋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곳이 박물관 문화해설을 듣고 나니 새삼 다르게 느껴집니다. 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냈다는 직지와 금속활자를 떠올리면서 조용히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양병산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는 가벼운 산행을 나온 주민들도 많이 보입니다. 산책로에는 의자와 휴식 공간이 곳곳에 있어서 뜨거운 여름 햇볕도 피하고 짙어만 가는 녹음도 감상하기에 그만입니다.


이렇게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관람하고 흥덕사지까지 둘러보고 나니, 청주 도심 한 가운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험도 하고, 관람도 하고, 휴식도 취하는 일석삼조의 시간. 과거를 알아보고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알찬 박물관 여행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반나절의 짧은 코스이지만, 긴 여행을 떠난 것만큼이나 값진 시간으로 아이들의 기억에 남아있을 듯합니다.

아직도 여름방학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신다면 가까운 박물관 여행을 계획해보세요.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아이들에게 가장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곳, 바로 박물관입니다!


<청주 고인쇄 박물관>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날

관람시간: 09:00 ~ 18:00

주소: [361-841]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713 (운천동)

홈페이지: http://jikjiworld.cheongju.go.kr/jikjiworld/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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