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탐방 3일차 우수리크스에서 항일 투쟁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고려인들과 문화 교류를 나눴습니다. 또한 발해 땅을 밟으며 고구려부터 이어져온 1000년 역사의 흔적을 읽어봤습니다. 


러시아 항일 투쟁의 중심, 우수리스크

우수리스크에서 아시아 대장정 대원들이 제일 먼저 찾은 장소는 4월 참변 유적지입니다. 4월 참변은 1920년 연해주 지역의 항일 무장 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일본군이 제정 러시아의 묵인 아래 혁명 세력인 붉은 군대와 한인 항일 무장 세력을 습격한 사건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제는 그 잔악함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항일 세력 외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수많은 마을을 불태웠습니다. 이 때 연해주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에 있던 최재형 선생을 비롯해 김이직, 엄주필, 황경섭 등의 수많은 한인지도자들도 변을 당하죠.


4월 참변 유적지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대원들은 이어서 전로한족회 중앙총회 회의 장소인 옛 전로한족중앙총회 본부를 방문했습니다. 전로한족회 중앙총회는 1919년 삼일운동 직후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선포한 대한국민회의 전신입니다. 1917년 결성된 전로한족대표회의가 그 시작으로 1918년 2회 회의 때는 국내를 비롯해 러시아 각 지역과 서북간도 등에서 독립 운동 중이던 각 단체 대표자가 무려 130명이나 참석한 대규모 회의였죠. 이 회의가 열린 장소가 바로 전로한족중앙총회 본부입니다. 당시 니콜리스크-우수리스크 실업학교 교사였던 이곳은 현재 초등학교 기숙사로 사용 중입니다.


전로한족중앙총회 건물에서 5분정도 걸으면 최재형 선생 고택이 있습니다. 4월 참변으로 돌아가신 최재형 선생은 연해주 지역 항일 독립운동의 구심점으로 전로한족중앙총회 명예회장으로도 활동을 했습니다. 고려인 이민 개척자로 30대에 성공한 사업가였던 최 선생은 자신이 모은 재산을 대부분 연해주 지역 한인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한인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며, 학교와 공원, 도로 건설 등에 힘을 쏟았고 항일 운동 자금도 아낌없이 후원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로 거부였던 최재형 선생이지만 집은 소박합니다. 사치라고는 전혀없죠.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재산과 목숨까지 바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독립 운동가인 최 선생의 별명은 난로를 뜻하는 ‘페치카’입니다. 한인들에게 항상 따뜻했기 때문이죠. 안중근 의사는 최재형 선생에 대해 “연해주 한인들 집에는 집집마다 최재형 선생의 초상화가 걸려있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엄청난 존경을 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독립운동 기념관(전시관)으로 조성된 최재형 선생 고택에서 대원들은 선생이 연해주 일대에서 어떤 활동을 펼쳤는지 설명을 들으며 그의 애국정신과 성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민족 역사의 발자취를 걷다

오후에는 현지 고려인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닭다리 튀김, 된장국, 마파두부 등과 각종 나물 무침 등이 푸짐한 한식을 먹으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고려인들과 함께 발해성터로 향했습니다. 발해성터는 1860년 베이징 조약에 따라 러시아 영토의 일부분이 된 곳으로 조선인의 첫 러시아 이주 지역이죠. 이름처럼 옛 발행성이 있는 자리로 날이 좋은 날 성터에 오르면 우수리스크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대원들이 방문한 날도 쾌청해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원들은 고려인들과 함께 조를 이뤄 사진도 찍고, 영상 미션도 함께 진행하는 등 한층 더 친해졌습니다. 점심을 통해 어색함이 사라졌다면 발행성터에서는 공통점과 친밀감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다음 여정은 고려인들과 대원들의 문화교류였습니다. 유너스찌 극장으로 이동해 고려인들이준비한 강연과 아리랑 가무단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고려인들의 열정 넘치는 공연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할만큼 멋진 무대였습니다. 

 

대장정 대원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뮤지컬 ‘영웅’의 주제가인 ‘그날을 기약하며’를 열창과 고려인들의 무대에 화답했습니다. 멋진 춤을 준비한 대원들도 무대에 올라 준비해온 공연을 펼치며 고려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로의 무대를 보면서 ‘흥과 끼가 있는 한민족’이라는 누군가의 우스개소리가 절로 기억났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고려인 분들과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이상설 유허비였습니다. 헤이그 밀사로 유명한 분이죠. 이상설 선생은 1917년 3월 22일 연해주에서 48세의 나이에 병사하는데요, 조국의 광복을 아쉬워한 선생은 "동지들은 합세하여 조국 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나는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제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닥에 날린 뒤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이상설 선생의 뜻과 삶에 대한 설명을 들은 대원들과 고려인들은 이후 유허비 일대의 쓰레기들을 치우는 봉사 활동을 펼쳤습니다. 유허비 근처에 있는 쓰레기들을 주우며 고려인들과 좋은 친구 사이로 다가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유허비 참배를 끝으로 고려인들과의 만남은 마무리됐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정이 든 고려인들과 작별이 아쉬웠기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많이 연출됐습니다. 대원들은 각자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며 좋은 추억과 인연을 기억했습니다.


고려인들과의 아쉬운 작별 후 탐방지는 고려인 문화센터. 고려인 이주 140주년을 기념해 2008년개관한 박물관으로 고려인들의 생활상과 이주 역사 뿐만 아니라 초기 고려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영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3일차 일정을 마친 저녁. 대원들은 러시아식 돼지고기 꼬치구이인 ‘샤슬릭’으로 만찬을 즐겼습니다. 러시아 전통식으로 비주얼이 남달랐던 샤슬릭은 맛 또한 일품으로 대원들의 호평을 받았죠. 저녁 식사 후에는 대산문화재단 곽효환 상무와 함께 3일차 대장정에 대한 총평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대원들은 이상설, 최재형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투사와 애국지사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봤습니다. 

아시아대장정 3일차 여러 항일 유적지를 방문하고, 고려인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통해 과거의 우리를 돌아보는 의미있고 뜻깊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남은 대장정 5일은 또 어떤 의미있는 시간이 대원들을 맞을지 기대됩니다. 


[대원 인터뷰] 탐방 3일차 소감 한마디!

오늘 고려인과의 만남은 대장정 일정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선물을 준비하면서부터 오늘 만남에 대한 기대가 컸었죠. 함께 식사도 나누고 봉사활동도 하며 정을 나눴는데 다른 나라에 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뿌리가 같은 한민족이라는 사실에 더 친근했던 것 같아요. 짧은 시간이지만 활동을 함께한 후 헤어질 때는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고려인 친구들의 아리랑 가무단 공연은 제 인생 공연으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독립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이번 대장정의 주제처럼 고려인과의 만남은 제게 그 어떤 만남보다도 소중하고 특별했습니다.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강수린 대원 (공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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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10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재형 선생 고택안을 보며 많이 놀랐었죠. 반병률 교수님께서도 이야기하셨던 보존이 아닌 전시와 같은 형태로 고택을 손실했던... 최재형 선생의 최후에 관한 자료에서는 일제가 조사한 걸 그대로 기술한 부분이 있어 교수님께서 화내셨던 순간도 기억이 나네요. 안타까우면서도 자료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조심스럽단 생각도 들어 답답했던 순간이었습니다.ㅠ

  2. 최영우 2019.09.16 0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뜻깊었던 순간을 뽑으라면 고려인과의 문화교류를 생각할 정도로 저에게 유의미한 시간이였습니다. 아무리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하여도, 그 당시와 현재 사이에는 시간적으로 간극이 존재하며 따라서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이자 연해주 한인들의 후손인 고려인들과의 교류활동을 통해 연해주 지역의 독립운동이 살아있는 역사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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