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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광화문글판에 가을 정취 담아…"벌레 먹은 나뭇잎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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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 19:48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에 가을 정취 담아…"벌레 먹은 나뭇잎이 예쁘다"

이생진 詩 '벌레 먹은 나뭇잎', 희생의 아름다움을 노래


두 뺨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초가을의 문턱, 광화문글판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새 글귀로 단장했습니다.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가을편>에 이생진 시인의 시 '벌레 먹은 나뭇잎'의 글귀가 실린다고 2일 밝혔습니다. 

이생진은 섬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대표적 원로 시인입니다. 그는 대표작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문학상,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시인상을 수상했어요.


이생진, 벌레먹은 나뭇잎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글판에 실리는 시구는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입니다. 

이 구절에는 벌레 먹은 잎사귀의 모난 흠집에서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희생의 고귀함'이 담겼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헌신과 배려가 이웃들에게 삶을 긍정하는 힘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글판의 디자인은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303개의 작품이 출품돼 수상을 겨뤘는데요.  

대상작인 홍나라(성신여대, 22)씨의 작품은 시의 대표 소재인 나뭇잎을 명료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때로는 떨어진 낙엽 하나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며 "서울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광화문글판을 통해 가을의 흔적을 음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내걸리는 가로 20m, 세로 8m의 대형 글판으로, 지난 1991년부터 시민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습니다. 광화문글판 '가을편'은 오는 11월 말까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강남 교보타워 등에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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