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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이색 나들이, 철새 낙원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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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6. 11:32

복잡한 도심 속에선 접하기 힘든 귀한 생태 환경을 수도권에서 만날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이겠죠? 2015년 김포시 운양동 한강 하구변 철새 도래지에 조성된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은 수도권 최대 규모(57만9000여㎡(17만5000평))의 생태공원입니다. 2016년에는 아름다운 도시 경관에 부여하는 ‘아시아 도시 경관상’에 선정됐을 만큼 분위기 있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에요.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공원 한쪽 7만2000여㎡(2만1780평) 규모의 낱알들녘인데요, 철새들이 낙곡을 먹으며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귀한 장소랍니다. 추운 겨울에는 조금 더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온 새들과 더운 여름에는 조금 덜 더운 곳으로 피해온 새들이 쉬어 가는 중간 지점 같은 곳이라고 해요. 긴 이름만큼이나 길고 넓은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자연 가까이 마음결이 평온해지는 힐링 산책길로 여러분을 안내할게요.


철새들의 낙원, 살아 있는 생태 교육 현장

김포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을 이루고 있어 여러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곳입니다.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은 기존의 습지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공원화된 곳으로, 습지의 훼손을 최소화해 습지생태원, 낱알들녘, 탐방수로, 산책로와 자전거길, 생태놀이터, 벤치, 전망대 등이 조성되었어요. 


공원을 처음 마주한 방문객들은 규모에 먼저 놀라고,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이곳에 수많은 멸종위기 철새가 찾아온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저 역시 수만 마리가 넘는 철새들이 낱알들녘에 일제히 앉아 열심히 낙곡을 쪼아먹다가 일순 비상하는 모습을 생전 처음으로 보게 되니 연신 감탄사가 흘러나왔어요. 

인위적으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이 정도 규모의 습지는 국내에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요, 한강물을 안정적으로 순환시키고 새 먹이 농사가 잘 이뤄지도록 낱알들녘의 수평을 맞춰 준다고 합니다. 

공원 일대에는 최근 20여 년간 70여 종의 조류가 찾아 든 것으로 파악되는데, 전 세계에 3,300여 마리만 남은 저어새가 2017년 처음 관찰됐고, 몽골·중국·한국에서만 발견되는 천연기념물 큰기러기는 2015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날아들었다고 해요. 역시 멸종위기 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참매와 원앙, 쇠물닭, 민물가마우지, 민물도요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곳곳에 갈대가 무성한 이유는 새들이 숨을 만한 공간이 있어야 편히 쉬고 갈 수 있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는 사람보다 8~40배 시력이 높기 때문에 옷으로 인해 자극을 받기 쉽다고 해요. 환경에 어울리게 여름에는 녹색, 겨울에는 갈색 옷이 적당하며 검은 옷은 포식자의 색이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공원 게이트 3쪽에 위치하고 있는 눈에 띄는 외관의 에코센터는 사진박물관, 영상관, 에코관 등 철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나 현재는 건물 안전 문제로 잠정 폐쇄 중이었습니다. 

에코센터로부터 북서쪽으로 길게 이어진 공원을 한 바퀴 온전히 걷는다면 두 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여서 웬만큼 체력에 자신 있는 분이 아니라면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에코센터 앞에는 자전거 무료 대여소가 있는데, 운영 기간은 4월부터 10월까지이니 참고하세요. 자전거 전용도로가 표시된 공원지도와 전기차 충전소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감탄스러운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마루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의 핫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는 조망마루는 게이트 2 부근 공원 가운데쯤 위치해 있는데요, 가까이에 주차장도 있어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바로 앞 습지 한가운데 수위를 표시하는 재두루미 조형물에 먼저 시선이 갔고,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산책로, 나무데크길, 탐방수로까지 한눈에 들어왔어요.


2층에는 통유리창으로 꾸며진 휴식 공간이, 3층 옥상에는 습지와 낱알들녘을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 두 대가 있습니다. 옥상에 설치돼 있는 망원경은 꽤 고감도라서 낱알들녘 철새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었는데요, 멀리서 육안으로 볼 때는 그저 까만 점 같던 물체가 거대한 큰기러기 집단이었음을 발견하고 나니 연신 감탄사만 나오더라고요.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망마루 이용시간은 동절기인 11월 11일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머지 기간에는 오후 6시까지입니다. 음료는 마실 수 있지만 음식물 반입 및 취사, 애완동물 출입은 불가하니 참고하세요.


분위기 있는 감성 산책길

드넓은 들판에는 철새이야기길, 사색의 길, 강변길, 단풍나무숲길, 들녘길 등 저마다의 길 이름이 붙어 있어 산책하는 재미를 더합니다. 갈대와 억새 외에도 발길 닿는 곳마다 포토존이 돼 주는 다양한 식물 구경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공원 곳곳에 의자와 쉼터가 많은 편이라 자연을 느끼며 쉬엄쉬엄 산책하기에 이보다 더 훌륭한 곳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동화책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풍차, 저마다 간절한 바람을 담아 쌓아 올렸을 돌탑, 천연 저수지인 유수지마저 어딘가 비범해 보이는 건 저만의 감상이었을까요?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주소: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11로 455 김포시에코센터

문의: 031-981-9879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결이 평온해지는 김포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늦가을 나들이 장소로어떠신가요? 새와 사람이 함께 힐링할 수 있는 핫스팟으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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