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5. 13:29
인천에 자리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염전과 갯벌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해양 생태공원입니다. 폐염전을 중심으로 넓은 자연학습장이 마련되어 있고, 염전창고를 개조해 만든 생태전시관과 천일염 체험장이 재미를 더하죠. 자연학습장이라고 해서 어린이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해수족욕탕과 광활한 갈대밭, 산책로, 쉼터 등의 편안한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으니까요. 도시 가까이에서 해양 탐구와 공원 나들이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색다른 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지금부터 함께 둘러 보실까요?
맨발로 갯벌에 들어가자! 갯벌 체험
소래습지생태공원은 무척 넓습니다. 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걸음 수를 줄일 수 있지만 대중교통으로 정문을 이용하면 10분은 걸어야 전시관이 눈에 보이는데요, 다행히 걷는 길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주차장 앞쪽으로 나 있는 ‘소염교’ 위에 서면 염생식물이 단풍처럼 군락을 이룬 습지 경관이 한눈에 펼쳐지죠. 소염교 변천사도 읽어보고, 공원이용 안내와 지도 안내판을 한 번씩 훑으며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잿빛 갯벌이 펼쳐집니다. 소래갯벌은 8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아주 미세한 입자의 퇴적물이 쌓여 이루어진 펄 갯벌의 생태를 오감으로 체험하고 학습하는 공간입니다.
신발을 벗어 두고 맨발로 갯벌에 들어가면 숭숭 뚫린 구멍으로 드나드는 게들을 관찰하게 됩니다. 갯벌 위 바닷물이 매일 드나들지 않기 때문에 조개류는 없고 농게, 갈게, 말뚝망둥이 등이 걸어 다녀요. 제가 갔을 때는 유치원생들이 갯벌 체험을 와 꽤 넓은 면적의 갯벌을 밟고 거닐며 놀고 있었습니다.
갯벌에 직접 들어가기 싫다면 갯벌관찰대를 따라 걸으며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나무 데크로 쾌적하게 조성된 갯벌관찰대에서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다양한 야생 생물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다른 도시 공원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달리 염생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요. 붉게 보이는 퉁퉁마디, 윗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 칠면초, 단풍처럼 색색으로 물든 나문재 등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89종이 자라고 있다는 이곳 식물들은 갯벌 자연 경관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철새와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며 갯벌 생태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무료 체험장, 해수족욕탕 & 천일염 놀이터
평일 오전에 방문했을 당시, 가장 많은 방문객이 모여 있는 곳은 바로 ‘해수족욕탕’이었습니다. 갯벌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를 걷다 보면 귀여운 발바닥 표지판과 함께 해수족욕장이 나오는데요, 이곳에서 사용되는 물은 지하 250m 아래 있는 바닷물을 끌어올린 해수로 염도는 1.5~2%, 수온은 40~50℃라고 해요. 해수에는 각종 미네랄 성분이 포함되어 노폐물 배출과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공원 주위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즐기는 방문객이 많은데, 해수족욕탕은 잠시 피로를 풀고 갈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휴장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무료로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 가능하죠. 100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만큼 규모도 꽤 넓습니다. 수건을 챙겨 가면 좋지만 잊었다면 발을 말릴 수 있는 에어브러쉬를 이용하면 됩니다.
하얀 눈밭처럼 보이는 ‘천일염 체험공간’도 있습니다. 40명 정도 동시 이용 가능한 소금놀이터 2개가 열려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어린이 전용으로 놀이용 소꿉놀이 장난감도 갖춰져 있어요. 천일염 체험공간은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직접 생산한 천일염으로 수족 마사지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휴장인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폐염전을 복구한 학습장, 염전과 소금창고
소래습지생태공원의 키워드는 단연 ‘염전’인데요, 1970년대 ‘소래염전’은 국내 최대의 염전으로 자리매김했을 만큼 천일염 생산이 활발했던 지역이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이곳에 염전을 만든 후 1996년까지 소금이 생산되었지만 생산성이 악화되면서 폐염전으로 남게 되었죠.
폐염전을 복구 재생한 ‘옛염전터’ 공간은 현재 염전학습장이 되었습니다.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 바닷물을 농축한 소금과 천일염을 만들 수 있는 체험 장소죠. 바둑판 모양의 이곳 염전에서는 하루에 400~1,200kg의 소금이 생산되고 있어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오후 3~4시에는 바닷물을 퍼 올리는 물레방아와 소금을 채취하는 인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하절기에는 직접 가래질을 하며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결정된 소금을 보관하는 소금창고는 염기에 오래 견딜 수 있는 목재로 제작되어 외관이 독특합니다. 소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수레와 도구도 전시되어 있으니 여유가 되신다면 한 번쯤 둘러 보세요.
갯벌과 환경에 관한 종합 전시 체험, 생태전시관 & 전망대
염전창고를 개조해 만든 생태전시관은 아담한 규모이지만 갯벌과 자연에 대한 정보가 알차고, 3층에 전망대도 있기 때문에 꼭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진과 실물, 모형 등이 지루하지 않게 전시되어 있어 갯벌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전시관은 크게 4개의 테마로 분리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 공원 내 염생습지와 습지 생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갯벌에 사는 생물들을 모형으로 관찰할 수 있고, 소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도 배울 수 있죠. 벌노랑이와 해당화 등 염생식물의 사진과 소금작업 광경, 소래포구의 사진 등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섰다면 3층 전망대에도 꼭 올라가 보세요. 커피 한 잔 들고 나와 마시면 딱 좋을 만큼 각 방향마다 앉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걸어서 돌아보기 힘든 먼 습지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요. 조류관찰데크와 습지관찰대는 정문에서는 꽤 먼 북문과 동문을 통해 들어와야 가까운데, 3층 전망대에 서면 멀리서나마 습지와 갯벌이 시야에 담깁니다.
다양한 사진 명소들, 광활한 갈대밭과 풍차, 나무 다리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을이면 갈대 군락지가 형성되어 그윽한 갈색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자연학습장과 광활한 갈대 및 풍차, 산책로, 쉼터 등이 이루는 자연경관은 특히 해질녘에 더 아름답습니다.
갈대숲 속 3대의 풍차는 인생사진의 배경으로 누구나 카메라에 담아가는 풍경입니다. 갈대 군락지 앞쪽까지 벌판 위에 나있는 갈색 나무 다리도 그림 같은 풍경의 주인공이죠.
공원 입구 쪽에는 공원 분위기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담소를 나누거나 갯벌 체험을 준비하기에 좋습니다. 습지가 조성된 물가로 가면 새들이 날아다니는 낭만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데요,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찾는 조류는 91종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갯벌에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새로운 서식지로 날아간다고 해요.
공원의 면적이 상당하기 때문에 공원을 모두 둘러 보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체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정문 입구에서부터 옛염전터와 풍차까지 야외를 거닐고, 전시관과 천일염체험, 갯벌체험, 해수족욕탕 정도의 탐방 코스가 적당하니 참고하세요.
소래습지생태공원
생태전시관: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신정, 공휴일 다음날 휴관)
해수족욕: 3~12월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신정, 공휴일 다음날 휴관)
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소래로154번길 77
문의: 032.435.7076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습지와 염전 부지에 조성되어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색다른 풍경을 감상하고 이색적인 체험도 할 수 있는 공원입니다. 갯벌과 염생식물, 염전, 철새 등 다양한 생태를 접할 수 있는 도심 속 생태공원에서 늦가을의 휴식을 만끽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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