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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숨겨진 정원, 석파정을 소개합니다 2020. 6. 5. 17:57

어느덧 녹음이 우거지는 6월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은 ‘석파정’이란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서울 속 비밀의 정원 같은 석파정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흥선대원군의 별서이자 고종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석파정으로 떠나는 역사 산책,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요? 

석파정은 바로 서울미술관 3층을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1층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3층으로 올라가면 정원과 이어져 있는데요. 티켓 가격은 어른이나 아이 모두 5,000원입니다. 미술관 관람을 함께 할 수 있는 통합권도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일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석파정은 원래 조선 철종과 고종 때의 중신인 김흥근의 별서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그의 소유가 되었는데요, 이때 이름도 석파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석파정은 사랑채, 안채, 별채, 정자 등 실제 집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랑채에서는 흥선대원군이 난을 그리는 등 예술 활동을 했다고 해요. 
사랑채 옆으로는 늙어서 휘어진 노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노송의 이름은 ‘천세송’으로, 서울특별시 지정보호수 제6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 650살로 추정됩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낸 만큼이나 느껴지는 기운이 대단했어요. 실제로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답니다. 

 

앞산이 모두 바위(石)와 언덕(坡)으로 이루어져 있어 석파정이라 이름 붙은 이곳에는 삼계동(三溪洞) 각자, 너럭바위를 비롯해 큰 바위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천세송 옆으로 눈에 띄는 큰 바위가 바로 삼계동 각자입니다. ‘삼계동’은 근처 3개의 시냇물이 이곳에서 합쳐 흐른다는 뜻으로,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호를 석파(石坡)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삼계동 각자 옆에 돌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고종이 애정했던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사랑채 뒤편 언덕에 있는 별채가 고종이 머물던 공간입니다. 행전이나 행궁 시 고종이 임시 거처로 머물렀던 곳인데요, 별채는 사랑채 위쪽에 있어서 부암동 주변 일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루에 앉으면 북악산 봉우리와 인왕산 바위가 한눈에 들어오죠. 

별채 뒤편 문을 통해 나가면 구름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따라 걸을 수 있는데요, 구름길 끝에 다다르면 나무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바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바위는 석파정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너럭바위로, 코끼리 바위라 불릴 정도로 웅장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예전부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소원바위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너럭바위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석파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물이 흐르고 주변은 나무와 풀로 둘러싸인 모습이 아름다운데요,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이라는 뜻에서 ‘유수성중간풍루(流水聲中觀楓樓)’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기와 대신 동판을 덮는 서양식 건축 기법과 청나라의 공예기법이 사용된 기둥 덕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조선 시대 말 근대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석파정에서 돌아 나와 물을 품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신라 시대 삼층 석탑에 다다르게 됩니다. 조선시대 정자에서 신라의 석탑이라니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는데요, 이 석탑은 경주 개인 소유지에서 발굴되어 석탑으로 재조립된 후 2012년 석파정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통일신라 시대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물을 품은 길 끝에는 얕은 물이 흐르는 펑퍼짐한 너럭바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을 내력을 말해주는 각자(刻字)들도 남아 있는데요, 너럭 바위에 새겨진 ‘소수운련암’은 ‘물을 품고 구름이 발을 치는 집’이란 뜻입니다.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표현한 시에서 운치 있게 자연을 노래한 조선 시대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석파정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관람시간: 화요일 ~일요일 11: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화요일 (변동 가능)
입장료: 5,000원
홈페이지: seoulmuseum.org

지금까지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유적이 조화를 이루는 석파정을 둘러봤는데요, 한걸음 한걸음 경치를 만끽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답니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 속 비밀 정원, 석파정으로 나들이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