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1. 11:54
이 글의 핵심 내용 👀
✓ 시와 그림을 통해 기후위기를 마주하다,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전시
✓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걱정과 희망이 교차한 개막식 현장
✓ 14명의 시인 그리고 14명의 화가, 시와 그림으로 기후위기를 말하다
연일 뉴스에선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역시 사람들과 만나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요. 그런데, 여러분은 기후위기를 얼마큼 ‘체감’하시나요?
폭우와 가뭄 등으로 기후변화를 느끼기는 하지만, 이는 잠시뿐.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기후위기는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런 상황 속, 기후위기를 색다른 방법으로 느끼게 해주는 전시가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바로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 중인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문학그림전입니다.
특히 지난 24일 열린 개막식 현장에는 전시에 참여한 시인과 화가들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는데요. 교보생명 블로그가 그 뜻깊은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지난 24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는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문학그림전의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교보생명 대표이사이자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인 신창재 의장은 물론,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전시에 참여한 시인과 화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이날 개막식 현장은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전시의 개막식답게 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요. 특히나 그 심각성을 걱정하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희망까지 여러 감정이 교차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올라 인사 말씀을 전한 신창재 의장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이라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후위기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무감각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걱정을 표했는데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탄생한 전시”라며 “14분의 시인과 14분의 화가들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담아냈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가 다가올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고대한다”고 희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신창재 의장의 설명처럼,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전시에는 14명의 시인과 14명의 화가가 참여했습니다. ‘기후’와 ‘환경’을 주제로 14명의 시인이 쓴 시를 읽은 14명의 화가는 이를 그림으로 시각화했는데요.
이날 개막식에서는 정현종 시인과 김선두 화가가 각각 14명의 시인, 화가를 대표해 전시 참여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먼저 정현종 시인은 “솔직히 말해서 시와 그림이 기후위기를 얼마큼 막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시는 시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가 눈에 보이는 효과는 아직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자연환경이 조금씩 나아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린 김선두 화가는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작가로서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늘 고민하지만, 막상 무엇을 하려고 하면 막막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작업을 계기로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개막식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신창재 의장과 함께 전시회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한 설명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 중 몇 작품만 함께 만나볼까요?
가장 먼저 만나볼 작품은 개막식에서 대표로 소감을 전한 정현종 시인과 김선두 화가의 작품입니다. 시인의 시와 화가의 그림이 같은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기후변화로 / 지구 생태계가 재난에 휩싸일 때 / 그 모든 수난, / 그 모든 죽음과 파괴 속에 / 나도 있어요"
(정현종의 ‘지상에 거처가 있나요’ 중)
김선두 작가는 이 시를 보고 인간의 욕망을 그림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림에는 사람이 먹다 버린 것 같은 과자 봉지들이 잔뜩 그려져 있는데요.
여기에 시에 등장하는 ‘하느님’이라는 단어에서 착안, 하느님을 표현한 그림이 과자 봉지를 내려다보는 듯한 구도를 하고 있어 시는 물론 기후위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시인의 시와 화가의 그림 제목이 일치하는 작품은 또 있습니다. 조온윤 시인과 황규민 화가의 ‘물은 태어나지 않는다’인데요.
이 작품이 독특한 건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전시 참여 작품 중 유일하게 시인과 화가가 서로 소통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갔다는 점입니다. 다른 작품들은 시인이 시를 쓰면, 화가가 완성된 시를 보고 이를 그림으로 옮겼는데요.
하지만 조온윤 시인과 황규민 화가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며 각자의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고 합니다. 황규민 화가의 말에 의하면 ‘시가 그림을 만들고, 그림은 시를 만든’ 셈이죠.
또한 황규민 화가의 작품은 소장하는 사람이 어떻게 배치하냐에 따라 그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아주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만나볼 작품은 박소란, 박영근 작가의 ‘빗길’입니다.
빗속에 자전거를 끌고 나갔지 / 아마도 조금 슬펐기 때문에 조금 울고 싶었기 때문에 / 빗길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살고 있다 / 죽고 있다”
(박소란의 ‘빗길’ 중)
시에 등장하는 자전거를 그림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눈길을 끄는 건 자전거 바퀴 아래 놓인 화려한 색의 깃털입니다. 이는 생명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는 생명체의 속성을 화려한 색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화려한 삶을 살지만 결국 죽고 마는 인생의 허무함을, 바람에 날리는 깃털로 표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윤지 시인의 ‘모두 다른 하양’과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정다겸 화가의 ‘잊히기’를 만나볼까요?
숲과 하늘 사이 / 비가 지나갈 때까지 / 사람들이 가만 읽고 있는 것 / 자작나무의 높이 / 자작나무의 구체적인 효능”
(마윤지의 ‘모두 다른 하양’ 중)
시에 등장하는 자작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정다겸 작가는 *차폐용으로 많이 쓰이는 나무의 사진을 찍어 이를 그림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차폐용: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나 구조.
작가가 차폐용으로 쓰이는 나무를 선택한 건 애초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나무의 모습을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이라는 건 참 안쓰럽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작가는 이런 죽음이 나무에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림의 제목도 인간 중심의 ‘잊기’가 아닌, 나무 중심의 ‘잊히기’로 정했습니다. 기후위기를 마주한 우리가 어떠한 시선에서 이를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작품입니다.
함께 만나 본 작품 외에도 기후위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했던 문학그림전과는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의 문학그림전이 텍스트(시)보다는 그림에 초점을 맞춰 전시를 구성했다면, 이번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는 그림과 텍스트를 같은 위치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후와 환경을 주제로 14명의 시인들이 새롭게 쓴 시를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그림과 시 모두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쓴 배치라고 하는데요.
시를 통해 기후위기를 언어화하고, 그림을 통해 이를 시각화하는 경험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는 오는 10월 16일(목)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됩니다.
교보아트스페이스는 앞으로도 알찬 전시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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