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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화학 공장의 바람직한 변신, 복합 문화 공간 ‘성수연방’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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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23. 15:30

화학약품 냄새 가득하던 공장지대에서 커피향 그윽한 카페 거리로 변신해 2년여 전부터 SNS에서 핫한 동네로 뜨고 있는 곳, 바로 성수동입니다. 정미소를 카페로 개조한 ‘대림창고’, 인쇄공장을 개조한 카페 ‘자그마치’, 카페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도 유명하지만, 지난 1월 말 오픈한 이래 힙플(Hip Place)로 주목받고 있는 ‘성수연방’에 인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서 저도 한번 찾아가 봤습니다. 낡은 화학공장에서 신박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성수연방의 이모저모를 지금부터 소개할게요.  


#성수연방이란? 

“Society, Culture & Lifestyle”

각자의 분야에서 특별한 개성과 능력, 이야기를 가진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생활 문화 소사이어티.

'성수연방'은 각자의 분야에서 특별한 개성과 능력, 그리고 이야기들을 가진 스몰 브랜드들과 그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유형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길드(Guild)에서 그 개념을 착안, 공간을 큐레이션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제조, 유통, 판매 등 각 분야별 스몰 브랜드들이 모여 구성원 간 가치 공유 및 관계 구축에 목적을 두는 커뮤니케이션 관점의 공간을 지향합니다.


3층 카페 ‘천상가옥’ 통유리창에 적힌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봤는데요, ‘성수연방’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성수연방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서점, 식음료 매장과 함께 스몰 브랜드를 위한 공유 생산 시설까지 구성한 생활 문화 소사이어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상 3층 2개동과 중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ㄷ자 모양 건물의 왼쪽 A동 1층에는 수제 캐러멜 전문점 '인덱스 카라멜'과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띵굴(Thingool)'이, 2층에는 큐레이팅 서점 '아크 앤 북'과 ‘인덱스 카라멜’, ‘샤오짠 팩토리’가 있고, 3층에는 카페 겸 문화 전시 공간 ‘천상가옥'이 있습니다.

오른쪽 B동 1층에는 한우버거, 바비큐 플래터 등을 파는 레스토랑 '존쿡 델리미트', 익선동 만두 맛집으로 유명한 '창화당', 마스터셰프코리아 준우승 출신 김태형 셰프가 론칭한 '피자시즌', 인도의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 'JAFA 브루어리' 같은 개성 만점 음식점들이 포진해 있고, 2층에는 생산공장인 '팜프레시 팩토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기 브랜드가 한 건물 내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것은 다른 쇼핑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성수연방이 특별한 이유는 입점 브랜드의 생산 공장이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에요. 아직 공사 중인 공간도 좀 있는데, 입점돼 있는 제품의 생산과 유통, 소비가 건물 내에서 함께 이루어지도록 기획했다는 점이 참 새로웠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A와 B동 사이 중정에 있는 성수춘상(聖水春床) 파빌리온인데요, ‘녹빛의 생기로 충만해지는 봄날, 마치 상을 펴고 앉아서 정취를 즐긴다’는 의미를 표현한 곳입니다. 안에서 뭔가 은밀하고 초록초록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이곳은 성수연방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어요. 


#책 맛집, 아크앤북 X 로우로우(ARC∙N∙BOOK X RAWROW)

성수연방에 와서 제일 먼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바로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입니다. 을지로입구역에 있는 1호점에 이어 A동 2층에 오픈했다는 2호점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책을 매개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아크앤북 자기소개 문안에서도 드러나있듯이, 아크앤북은 한 마디로 재미있고 맛있는 책방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취미, 퇴사, 건축 등 키워드별로 책을 감각 있게 진열하면서 이에 맞는 기타 잡화제품을 함께 큐레이팅해 놓아서인지 정말 시간순삭 공간이더라고요. 특히 독립출판물, 소규모 출판사 서적, 국내외 잡지, 해외 원서와 더불어 리빙, 문구, 뷰티 제품까지 구색이 아기자기하면서 다양했는데요, 생활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와의 콜라보로 안경, 가방 등 패션 아이템 등도 쇼핑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은 두 개의 긴 복도형 레이아웃으로 공간이 그리 넓진 않지만, 책장 사이사이에 마련된 원형 노란 방석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계산대 건너편에는 긴 의자가 세팅돼 있습니다. 일반적인 서점 인테리어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다크 민트와 노란색의 조화가 서점을 훨씬 트렌디한 공간처럼 느끼게 해주었어요. 


아크앤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두 가지였는데요, 첫째는 해외여행 갈 때 챙기게 되는 마일(mile) 개념을 큐레이션에 적용한 것입니다. 길다란 통로 형태의 공간은 계산대로부터 시작해 1, 10, 100, 1000마일로 분류해 놓았는데요, 1마일 존에는 집안에서 접할 수 있는 책과 제품, 즉 에세이류와 안경 등을, 10마일 존에는 직장에서 쓸 수 있는 인간관계 서적과 손가방 등을, 100마일 존에는 국내여행 관련 서적과 잡화를, 1000마일 존에는 해외여행 관련 서적과 캐리어 같은 제품군을 진열했습니다. 


둘째는 아크앤북만의 물물교환 프로젝트인 바터 마켓(Barter market)입니다. 중고서적 판매 사이트(알라딘, 예스24 등)에서 매입 가능한 도서인지 확인한 후 판매 가능한 헌 책을 이곳에 가져오면 매입 가격만큼 할인 받고 로우로우 제품을 구입하거나 매장에 있는 헌 책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중고책을 현금으로 살 수도 있다네요. 물건의 수명을 늘리고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착한 프로젝트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 참고하세요. 


#취향 저격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띵굴(Thingool) 스토어

라이프, 홈웨어, 음식, 패션과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띵굴마켓의 첫 오프라인 쇼룸 매장인 띵굴 스토어는 예쁜 집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종합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현관 입구에서부터 리빙룸, 다이닝룸, 키친, 키즈룸, 작업실과 세탁실 순으로 각각의 공간 콘셉트에 맞게 제품이 배치돼 있었는데요, 실제 집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인테리어가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잔뜩 신경 써서 꾸며 놓은 모델하우스에 와 있는, 또는 유명 인테리어 잡지를 한 장 한 장 넘겨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푸드, 식기류, 키즈용품 등 약 150여 개 브랜드, 1천500여 개에 이르는 제품들이 오밀조밀 세심하고 친절하게 진열돼 있는데요, 가격은 착한 편이 아니니 지름신이 강림하지 않도록 다짐이 필요한 매장입니다. 마침 인스타그램에서 띵굴을 팔로우하면 쇼퍼백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어서 얼른 득템했어요. 


#분위기 깡패, 카페 겸 문화 공간 천상가옥 

천상가옥은 높은 천장에 줄줄이 일렬로 매달린 전등과 싱그런 식물이 잘 어우러져 공중 정원 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휴식과 힐링을 선사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해요. 카페 입구에서부터 내부로 들어오기 전까지 복도 공간 바깥 자리는 긴 테이블을 공유하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연휴 마지막날이어서인지 안쪽 공간, 바깥 공간 모두 남는 자리가 없어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답니다. 


이미지 출처: 성수포럼 인스타그램 @seongsuforum

이곳에서는 스타트업 대표 초청 강연 프로그램인 ‘성수포럼’ 및 외부 대관 행사,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seongsuforum)을 통해 참가신청을 받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 보세요. 

그냥 지나치면 섭섭할 매장도 알려 드릴게요. 띵굴 스토어 바로 옆에 있는 인덱스 카라멜은 청담동에서 핫한 브랜드로, 순수한 고급 재료로 만든 수제 생 캐러멜을 파는 곳입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공간도 함께 갖추고 있어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은 육가공품 제조업체 존쿡 델리미트가 B동 2층에 연 팜프레시 팩토리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시설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데요, 육가공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객들이 유리창을 통해 직접 밖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마이 소시지’라는 코너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신선한 재료를 직접 골라 넣어서 자신만의 프레시 소시지를 만들 수 있어요. 미트 전문 셰프에게 다양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쿠킹 클래스도 진행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여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14길 14(성수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전화번호: 아크앤북 070-4440-3752 / 띵굴 스토어 070-4246-0277 / 천상가옥 070-8866-0213 / 

           인덱스 카라멜 02-790-8399 / 창화당 070-4189-0908 / 피자시즌 02-466-6904 / 

      자파 브루어리 02-462-3918 / 존쿡 델리미트X팜프레시 팩토리 02-3409-8323

영업시간: 아크앤북 10~22시 / 띵굴 스토어 11~22시 / 천상가옥 11~23시 / 

      인덱스 카라멜 11~22시 / 창화당 11시 30분~21시 / 피자시즌 11시 30분~22시 / 

      자파 브루어리 평일 17~24시 주말 11시 30분~24시 / 존쿡 델리미트 11~22시 / 팜프레시 팩토리 11~20시

주차: 1시간 3,000원(초과 시 20분당 1,000원/ 발렛파킹 가능)


인싸들의 성지라는 성수연방을 저와 함께 둘러보신 여러분, 어떠셨나요? 친구, 가족, 연인 그 누구와 함께 가더라도 맞춤형으로 취향껏 즐길 거리가 넘치는 곳이라는 점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성수연방 내 모든 매장은 연중 무휴라고 하니 조금 덜 붐빌 만한 시간에 찾아가 여유롭게 누리시길 권해 드려요. 연휴인데 설마 브레이크 타임은 없겠지 하며 방심했던 저는 조만간 꼭 재방문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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