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는 도심의 빌딩만으로도 전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도시입니다. 현대적인 외관과 역사를 품은 건축 양식, 그리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조형물들이 미국 동부 일리노이주의 가장 큰 도시인 시카고 안에 공존하는데요, 아무런 준비 없이 관광을 떠났다간 빌딩 앞에서 눈으로만 감탄하다 돌아오게 되기 마련입니다. 건축물의 역사나 스토리를 안다면 감상의 폭도 커지겠죠? 지금부터 알면 더 잘 보이는 시카고의 빌딩과 조형물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 빌딩이 곧 관광지! 시카고 경관을 책임지는 건축물4

1. 주차장이 훤히 보이는 옥수수 빌딩, ‘마리나 시티 타워’

옥수수 모양의 이 빌딩을 영화에서 보신 분도 있을 텐데요, 영화 <다크 나이트>와 <원티드> 등에 등장했던 마리나 시티 빌딩은 시카고 내 가장 높은 콘크리트 건물로 유명합니다. 직각을 찾아볼 수 없는 원통형의 이 신기한 건물은 한 개도 아닌 쌍둥이로 우뚝 서 있는데요, 외관은 물론 건물의 단면이 옥수수를 자른 모양과 같아 현지에서는 ‘옥수수 속대(Corn cops)’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색색의 미니카를 전시해 둔 것 같은 마리나 시티 타워는 굉장히 아슬아슬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1~19층까지의 주차장을 노출한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자동차가 마치 접시 위에 놓인 듯 주차되어 있기 때문이죠. 60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인 이곳의 고층은 주거 공간인데요, 타원 형태의 발코니는 멀리서 보면 겹겹의 꽃잎처럼 보입니다. 1964년 건축된 건물이지만 건물 안에는 수영장, 아이스링크, 볼링장, 선착장 등 수많은 편의 시설이 있고 조망이 좋아 휴양지 리조트에서 지내는 기분을 준다고 하네요. 

주소: 300-350 North State Street, 315-339 North Dearborn Street


2. 하늘빛 유리보다 먼저 보이는 이름,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크루즈와 작은 배가 유유히 운항하는 시카고 미시간호 주위를 걷다 보면 물이 어우러진 도시 경관보다 전면 유리에서 하늘빛을 반사하는 빌딩이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건물 앞에 아주 크게 올려진 ‘트럼프(TRUMP)’라는 이름 때문이죠. 시카고의 빌딩들은 이름을 한눈에 찾아보기 힘든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는 멀리서도 보일 만큼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의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인 그 도널드 트럼프가 맞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부동산 재벌로 불리던 2009년에 완성한 이 빌딩은 92층인 외관부터 단연 독보적인데요, 올라갈수록 작아지는 네 개의 블록을 쌓은 후, 꼭대기에 긴 무전기 안테나를 꽂아 놓은 모양입니다. 415m에 달하는 건물 높이 중 첨탑만 약 69m에 달하죠. 객실에서는 대형 창문을 통해 미시간호와 시카고 강이 만드는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주소: 401 N Wabash Ave


3. 세계 유명 건축물의 조각이 모인 ‘트리뷴 타워’

36층 규모의 트리뷴 타워는 다운타운에 자리한 신문사로, 현지인들이 꼭 추천하는 빌딩입니다. 1925년에 완공된 네오고딕풍의 이 건물은 그 웅장함과 고풍스러움이 마치 박물관이나 성당처럼 보여, 가까이 다가가 다시 한번 보게 만들죠. 대개 건물의 벽은 주시하지 않게 되는데, 이 건물 벽에는 글씨가 많이 새겨져 있더군요. 가까이서 보니 건물 벽에 박혀 있는 돌들이 보통 돌이 아니었습니다.

트리뷴 타워의 돌은 전 세계에서 수집해 온 유명 건축물들의 조각으로, 어디에서 온 것인지 표시되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캐슬, 프랑스의 개선문, 중국의 만리장성, 인도의 타지마할,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등 세계사 책에 나오는 온갖 건축물들이 모여 있죠. 또 벽면에는 신문사답게 <시카고 트리뷴>의 1면을 새긴 동판도 있습니다. 미시간 애비뉴 다리 북쪽에서 고딕 양식의 건물이 보인다면 반드시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세요. 

주소: 435 N Michigan Ave


4. 도시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윌리스 타워’

시카고의 빌딩 중 건물 바깥보다 안에 사람이 훨씬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단연 월리스 타워입니다. 시카고에서 가장 높은 443m, 110층의 건물로, 금융그룹의 건물이지만 관광객을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103층에 발 밑 시야가 탁 트인 유리 발코니 전망대, ‘레지(The Ledge)’가 있기 때문입니다. 불과 55초만에 시카고의 가장 높은 전망대로 안내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유리 발코니에 서서 시야를 방해하는 벽 없이 360℃로 펼쳐진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월리스 타워는 청동색의 견고한 외관 자체로도 눈길을 끕니다. 묶음 튜브의 철골 구조를 이용한 건축 방식으로, 사각의 블록을 짜 맞춘 것처럼 직육면체 모양이 탄탄히 이어진 모습입니다. 시카고의 건물을 보면 깔끔한 외관을 어떻게 유지할까 궁금했는데, 이 건물은 외관이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로봇 청소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주소: 233 S Wacker Dr


# 관광객과 상호작용하는 밀레니엄 파크의 조형물3

5. 비디오 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소통 방식, ‘크라운 분수’

시카고 여행에서 가장 많은 사진을 남긴 장소는 바로 밀레니엄 파크의 크라운 분수입니다. 거대한 영상 속 사람의 입에서 물줄기가 뿜어 나오는 분수 놀이공간이죠. 분수가 나오는 순간을 기다리며 명당자리를 다투느라,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는 굵은 물줄기를 피하느라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 놀았습니다. 

하지만 이 분수는 ‘화면 속 사람 입에서 물이 나온다’는 신기함이 전부가 아닙니다. 15m가 넘는 높이의 두 개의 타워 스크린에 등장하는 얼굴은 1천 명의 시카고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최첨단의 영상 기술과 LED 기술력이 만들어낸 화면으로, 겨울철에도 이 장소를 활기차게 유지할 방도를 찾다가 분수에 비디오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바닥에서도 하늘과 아이들 모습을 비춰줘 분수가 나오지 않을 때에는 바닥을 보면서 놀면 됩니다. 시민이 참여해 만들고, 전 세계 관광객이 상호작용하며 노는 크라운 분수는 그야말로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입니다. 


6. 내 모습이 몇 개? ‘클라우드 게이트’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는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1순위인 공간입니다. 넓은 밀레니엄 파크 안에서 남녀노소 모두 모여 있는 곳은 단연 콩 모양의 거울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 앞으로 사람들의 모습이 왜곡되어 비치는 거울 조형물이라 실제보다 두세 배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 빈’(The Bean)이라는 별명처럼 콩 모양의 곡면임에도 표면에 이음매가 전혀 없어 매끄럽고, 사람들이 숱하게 만지고 가는데도 닳거나 흠 하나 남지 않은 게 신기했어요.


흔히 관광지의 조형물은 앞에서 사진 몇 컷 찍고 돌아서는 코스가 되기 마련이지만, 클라우드 게이트는 만져보고, 자리를 옮겨 모습을 비춰보고, 공간 사이를 통과하며 관람하게 됩니다. 움직일 때마다 일그러지는 배경도 비교하고, 카메라 각도를 옮겨가며 다양한 사진을 찍게 되죠. 관람객이 조형물과도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감의 아이디어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7. 머리 위 철제 그물은 무엇? 야외음악당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

시카고의 신기한 볼거리는 땅 위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머리 위에서도 신기한 물체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무료 문화공연이 열리는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약 36.5m 높이의 공중에서 음향을 전달하는 이 스피커들은 4천 개의 좌석이나 잔디 어느 자리에서든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제어 음향 시스템입니다. 52대의 스피커가 분산돼 철제 빔에 매달려 있는데, 마치 지붕을 이루는 조형물처럼 보이죠. 


하늘에 그물처럼 엮인 스테인리스 스틸 리본이 신기해 하늘을 향해 쉴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무료 야외공연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데, 이곳에서는 실내 공연장 음향처럼 사운드를 즐길 수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밀레니엄 파크 주소: 201 E Randolph St


제가 시카고를 여행할 당시에는 건축물 높이나 디자인에만 감탄할 뿐, 건물 이름도 알지 못한 채 사진만 찍어온 곳이 많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니 그 의도를 충분히 못 느끼고 온 게 아쉬워지더라고요. 시카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미리 공부하시고 가셔서 더 오래 감상하고 충분히 누리시길 추천합니다!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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