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대장정의 5일차로 접어들며 서로 많이 친해진 60명의 대원들. 이들이 탄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11시간 반을 달려 하바롭스크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르 강에서 만난 김알렉산드라

밤새 달린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으로 발갛게 여명이 차오르는 동안, 대원들도 하나 둘 일어나 하루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열차 안 간이침대가 많이 비좁았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여전히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샤워시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페트병에 물을 받아 양치와 간단한 세수를 한 대원들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침을 먹은 후 바로 아무르 강으로 향했습니다. 

 

첫 탐방지인 아무르강 전망대(우초스 전망대라고도 불림)는 김알렉산드라(김애림)를 비롯한 러시아 혁명가들의 처형 장소로 추측되는 곳입니다. 적군으로 불린 공산당(볼셰비키)은 제국주의인 러시아제국(백군)과 일본에 맞섰기 때문에 우리 독립운동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그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김알렉산드라입니다.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태어난 그녀는 러시아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며 극동인민위원회 외무위원(외무부장)에 이어 하바롭스크시당 비서까지 오르죠. 후에 백군에 잡혀 처형을 당할 때 마지막 소원이 “8보(步)만 걷게 해다오.”였다고 합니다. “왜 하필 8보냐?"라고 물으니, "비록 가보진 못했지만 우리 아버지 고향이 조선인데 8도라고 들었다. 내 한발 한발에 조선에 살고 있는 인민들, 노동자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새로운 사회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라는 답을 했죠. 우리 역사 속 최초의 공산주의자로 한인 공산당의 구심점이자 지도자로 활동한 그녀를 기려 2009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습니다. 


아무르강 전망대를 탐방한 대원들은 성모승천 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917년 소비에트 혁명정부는 비이성적인 종교 활동을 금지하며 하바롭스크에서 가장 오래된 이 성당을 무너뜨리고, 이름도 콤소물 광장으로 바꿨습니다. 광장 중앙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시민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기념비입니다. 

성모승천 사원은 2001년 원래 자리에 복원돼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입장하려면 선글라스와 모자를 벗어야 하는데, 여성은 여기에 스카프를 둘러야 합니다. 사원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습니다. 


죽음과 의연히 맞선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들

고려인식 국수와 러시아식 만두로 점심식사를 마친 대원들은 호텔에서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한 후 하바롭스크 시립묘지로 향했습니다. 시립묘지는 강제 이주를 당한 한인들이 묻힌 곳으로, 한 쪽에 러시아어로 표기된 4300여명의 한인 이름이 빼곡히 적힌 기념비가 있습니다. 대원들은 강제 이주에도 모자라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처형되는 등 민족의 아픔의 서린 이 곳을 돌아보며 추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죽음의 계곡 희생자 추모탑입니다. 1918년 일본군과 러시아 제국군(백군파)에 의해 연해주 일대의 볼세비키 세력이 몰락을 합니다. 이 때 볼세비키 세력이 학살을 당한 곳이 죽음의 계곡입니다. 김알렉산드라도 이 때 붙잡혀 총살을 당하죠. 추모탑 뒤가 바로 죽음의 계곡입니다. 수많은 죽음이 있었던 곳이라 그런지 추모탑을 둘러싼 나무들도 왠지 숙연히 고개를 숙인 듯한 모습입니다. 


죽음의 계곡에서 차를 타고 10분정도 이동을 하면 김알렉산드라가 집무를 보던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요, 기념비와 돼 있는 그녀의 흔적을 보면서 러시아 혁명 운동사에서 차지하는 그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느낌을 글로 담아보다

5일차 탐방을 마친 대원들은 절반 이상 걸어온 대장정 여정을 돌아보며 간단하게 소감을 기록해보는 ‘백일장’을 갖기 위해 아무르강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백일장을 통해 대원들은 대장정 기간 동안 느낀 것들을 시, 산문, 수필 등으로 자유롭게 정리하며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봤습니다. 

 

백일장을 끝으로 하바롭스크에서의 하루도 저물었습니다. 따스한 느낌의 아름다운 석양이 대원들의 마음을 격려하는 듯 한 저녁이었습니다.



[대원 인터뷰] 탐방 5일차 소감 한마디!

11시간 30분의 긴 여정에 제대로 씻지 못해서 조금 찝찝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도시와 색다른음식이 기분을 새롭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김알렉산드라를 비롯한 많은 고려인들의 아픔이 서린 도시라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조금 착잡해졌죠. 그 느낌을 팔행시로 써보았습니다. 하나는 한민족이 겪었던 고달픈 삶, 또 하나는 이런 흔적을 찾아온 대원의 이야기와 소망을 담았습니다. 글솜씨가 부족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좋은 반응을 보여줘서 뿌듯했습니다.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백승우 대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전공)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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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영우 2019.09.16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의 마스코트인 백승우 대원의 16행시는 정말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다들 지쳐가 대장정의 취지와 처음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잊을 때쯤 우리가 왜 대장정에 왔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백승우 대원의 나름의 답이 담겨져 있는 16행시는 적절한 수간에 우리에게 초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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