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 10:00
작고 반짝이는 것, 멀리 있지만 가깝게 느껴지는 것,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것,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별’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별을 좋아합니다. 물론 어른들도 그렇죠. 어른들이 아이였던 시절, 지금보다 별이 더 많이 보이던 그 시절에도 별은 인기 만점, 선망의 대상, 말 그대로 ‘스타’였습니다. 무수한 별 중에서도 특히 별똥별이라 불리는 유성은 보기만 해도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밤 하늘이 보내주는 깜짝 선물 별똥별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 맑은 날씨를 기다린다.
둘, 빛과 조명이 많은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로 간다.
셋,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넷, 별들에게 물어본다. “별똥별아, 언제 떨어지니?”
그리고, 위의 4가지 방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가까운 천문대에 가는 것입니다.
별 보러 가요 – 좌구산 천문대
이미지 출처: 좌구산 천문대 star.jp.go.kr
서울에서 약 2시간 거리인 충북 증평군 율리에 있는 좌구산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365mm 굴절 망원경이 있는 천문대가 있습니다. 좌구산 천문대에서는 일반관람, 가족캠프, 단체캠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낮에는 태양을, 밤에는 달과 별을 관측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직접 망원경을 만지며 별을 탐사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한 여름 밤의 선물이라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만나기 위해 미리 예약을 했어요. 별똥별을 보는 것은 하늘에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서 예약 후에도 기상 조건이나 관측 시간을 수시로 체크해야 합니다.
별을 배워요 -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 가족캠프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 가족캠프’는 2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먼저, 천체 투영실에서 별에 대한 간단한 공부를 한 후 편안한 의자에 누워 머리 위에 펼쳐진 원형 돔 스크린을 통해 별자리, 천체의 운동, 우주에 대한 영상을 감상했어요. 천문 연구원의 친절 한 설명과 함께 밤 하늘을 보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는데요, 별을 볼 때는 제일 먼저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북반구에서 기준이 되는 별은 ‘북극성’이죠. 이 북극성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알파벳 더블유(W)를 세워놓은 ‘카시오페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북극성을 알아야 페르세우스 별자리는 어디 있는지, 여름철 볼 수 있는 견우성과 직녀성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어요.
또 가족이 사용할 망원경의 원리와 작동법도 익혔습니다. 망원경은 아이들이 혼자 다루기에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도구라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별을 보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손발이 잘 맞아야 합니다.
우주로 떠나요 – 천문 우주 과학관
별에 대한 공부가 끝나면 별의 고향, 별이 살고 있는 곳인 우주에 대해 알아봐야겠죠? 좌구산 천문대 2층에는 소규모 천문 우주 과학관이 있습니다. 전시관 중앙에 떠 있는 구 형태의 스크린은 우주, 지구, 달의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하고 있는데요, 터치 스크린을 누르면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모습, 환태평양 지진대, 지각 변동, 달의 표면을 관찰할 수 있어요. 이외에도 전시관 곳곳에서 인공위성과 로켓의 발사 과정을 배울 수 있는 VR게임,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내 손에 플라즈마 광선이 찌릿찌릿 전해지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우주비행사 포토존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별을 기다려요
굴절망원경 이미지 출처: 좌구산 천문대(좌) /소형망원경 렌즈를 통해 직접 핸드폰에 담은 달 사진(우)
이제 본격적으로 별을 관측해 볼까요? 좌구산 천문대 주관측실에는 국내 최대의 365mm의 굴절 망원경이 있습니다. 이 대형 굴절 망원경으로 ‘성단’을 관측할 수 있는데요, 성단은 별이 모여 있는 무리를 뜻합니다. 마치 고운 설탕가루를 뿌린 것처럼 하얗게 반짝거리는 성단이 지구로부터 몇 백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고 하니 더욱 신비롭게 느껴졌어요. 성단을 보고 난 후에는 보초 관측실에 있는 여러 종류의 망원경을 이용해 달과 목성, 토성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달의 표면을 자세히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아이들은 달을 보고 눈이 시릴 정도로 빛이 난다고 환호를 했어요. 하지만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태양 빛이 닿아 반사된 것이죠. 목성의 선명한 줄무늬와 토성을 둘러싼 고리에서도 역시 책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이로움이 느껴졌습니다.
별을 담아요 – 유성우 관찰하기
자, 이제 마지막으로 오늘의 최종 목표인 별똥별을 따러 가볼까요? 늦여름 밤하늘을 무대 삼아 공연을 펼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혜성이 남기고 간 먼지가 지구의 대기와 부딪히며 빛을 내는 현상입니다. 8월 중순 무렵 페르세우스 별자리 근처에서 별똥별이 집중적으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페르세우스 유성우’라고 부르는데요, 아이들은 별똥별을 많이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망원경을 열심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사실 망원경은 시야가 좁아서 별똥별을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해요. 천문대 옥상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차분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리기, 밤 하늘을 집중해서 보기. 바로 이것이 별똥별을 볼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이 날 1시간여 동안에 10개가 넘는 별똥별을 보았는데요, 말 그대로 별똥별은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순간이 매우 짧아서 모두가 소원을 비는 것을 깜빡했죠. 다음 번에는 준비를 단단히 해서 별똥별이 떨어지기 직전에, 0.001초 만에 소원을 말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위치: 충북 증평군 증평읍 솟점말길 187
문의: (043) 835-4571~5
홈페이지: http://star.jp.go.kr
천문대 체험은 어른과 아이들이 한마음이 되어 끝 없이 펼쳐진 밤하늘을 소리 없이 응시하는 시간, 밤 하늘이 선물한 별 하나를 내 가슴에 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공적인 빛의 방해가 없는 고요한 곳, 별똥별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좌구산 천문대에서 아이들과 함께 별도 배우고, 별도 따고, 별난 추억하나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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