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9. 14:54
‘단 하루,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이라고 손꼽히는 <비포 선라이즈(1995)>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져 오스트리아 빈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남녀의 이야기인데요, 후속작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6)>으로 이어지는 3부작의 시작이 되는 영화입니다.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주인공 제시와 셀린의 사랑이 시작된 빈 여행을 한 번쯤은 꿈꿔 보셨을 것 같아요. 오늘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등장했던 빈 시내의 촬영 장소를 몇 곳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셀린과 제시가 기차에서 내려 처음 걷던 초록색 다리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셀린과 제시는 빈에서 내려 함께 하루 동안 여행을 하기로 하는데요, 이들의 여행이 시작된 장소는 초록색 다리였습니다. 여기서 우연히 연극배우인 현지인들을 만나 빈에서 가 볼 만한 곳을 추천 받고 연극에도 초대 받았죠.
나무였던 바닥이 시멘트로 변한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는데요, 이 초록색 다리가 빈의 특별한 관광명소는 아니지만 두 주인공이 기차에서 내려 빈에서 첫 데이트를 한 곳이기에 꼭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설렘 가득한 빈 여행을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출발지점으로 삼아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주소: Schallautzerstraße 6 1010 Wien
2. 둘이 함께 음악을 들었던 ‘알트 운트 노이(ALT & NEU)’ 레코드샵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제시와 셀린의 본격적인 빈 여행은 한 레코드샵에서 시작됩니다. 좁은 감상실에서 함께 음악을 들으며 이들 사이에는 어색하면서도 묘한 설렘의 분위기가 흐르죠.
매장 외관은 신기할 정도로 영화 속 장면 그대로였는데요! 다만 매장 오픈시간이 늦어서 내부로 못 들어가 본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매장 내부 모습도 영화 속 거의 그대로라고 해요.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듣던 감상실은 영화를 위해 따로 만든 곳이라 실제로는 없다고 하지만, 오래된 LP판과 기념 에코백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비포 선라이즈> 팬이라면 영업시간을 참고하셔서 일정을 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업시간: 평일 오후 1시~오후 6시 / 토요일 오전 10시~12시 / 일요일 휴무
주소: Windmühlgasse 10, 1060 Wien
3. 두 주인공이 전화 설정극을 연출하던 카페, ‘카페 슈페를(CAFE SPERL)’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날 그런 여자로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넌 알잖아.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사람이 나라는 거 말야.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애가 좋아져.”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명장면! 바로 전화 씬인데요, 여기서 셀린은 제시와 커피를 마시며 처음 본 남자에게 이끌려 기차에서 내린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에게 고백하듯 전화를 하는 설정극을 연출합니다. 둘은 하루 동안 같이 여행하며 서로에게 느낀 호감을 친구에게 털어놓듯 가감 없이 고백하죠.
그 카페가 바로 카페 슈페를인데요, 직접 가 보니 영화 속 모습처럼 클래식한 멋이 흐르는 카페였어요. 저는 이른 아침에 방문해 주인공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서 같은 메뉴를 주문해 마셔 봤습니다. 덕분에 호텔 조식은 포기해야 했지만 잠시 영화 속 셀린이 되어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알트 운트 노이 레코드샵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이니 함께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업시간: 월-토 오전 7시-오후 10시 /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주소: Gumpendorfer Str. 11, 1060 Wien
4. 대관람차 속의 로맨틱한 키스신, 프라터 공원(Prater Park)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명장면 중 하나인 대관람차 키스신은 프라터 공원에서 촬영이 되었습니다. 빈의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대관람차 안에서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키스를 나누죠. 실제로 대관람차는 현재도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라고 해요.
영화가 개봉된 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공원은 영화 속 장면이 바로 떠오를 만큼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빈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긴 하지만 지하철로 30분이면 도착하니, 영화 속 추억과 함께 레트로 감성도 느껴 보시고 셀린과 제시처럼 대관람차도 꼭 타 보시길 추천 드려요.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1시(종료시간은 시즌마다 다름)
주소: A 1020 Wien
5. 셀린이 할머니에게 손금을 본 ‘클라이네스 카페(KLEINES CAFÉ)’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당신 마음엔 모험가가 있군요. 인생이 서투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만 있다면 타인과 진실된 교류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제시와 셀린은 한 카페의 야외 좌석에 앉아 있다가 점술가 할머니를 만나 손금을 보게 됩니다. 셀린이 손금을 본 클라이네스 카페는 빈의 구시가지 케른트너 거리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요.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야외 좌석에 앉았지만 야외는 이미 만석이었고, 카페 내부는 공간이 좁아서 발길을 그냥 돌려야 했어요. 카페 위치가 성슈테판 성당 근처이고 특히 아인슈페너가 맛있다고 하니 구시가지를 돌아보실 때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들려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단, 카페 내·외부 모두 담배 냄새가 심해서 아이들과 함께 가시는 것은 비추천합니다.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오전 2시
주소: Franziskanerpl. 3, 1010 Wien
6. 알베르티나 뮤지엄(ALBERTINA MUSEUM) 테라스 & 기마상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마치 꿈 속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 우리가 우리 시간의 주인인 것 같아. 우리의 우주 같다고. 난 네 꿈 속에, 넌 내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
개인적으로 <비포 선라이즈>의 여러 명장면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알베르티나 뮤지엄 2층 테라스에서 찍은 장면입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재를 ‘꿈 속’ 같다고 표현한 장면은 짧지만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았죠.
이곳은 밤에 방문하시면 빈 시내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인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빈 국립 오페라극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 보시기를 추천 드려요.
“네가 아까 커플이 몇 년 동안 같이 살게 되면 상대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또 상대의 습관에 싫증을 느끼게 돼 서로를 싫어하게 된다고 했잖아. 난 정반대일 것 같아. 난 상대에 대해 완전히 알게 될 때 정말 사랑에 빠질 것 같거든. 머리를 어떻게 빗는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건지. 그게 진정한 사랑이야.”
이미지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두 주인공이 하룻밤을 보내고 동이 틀 무렵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알베르티나 뮤지엄 테라스에 우뚝 서 있는 기마상 아래입니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으로 밤새도록 이어지는 꿈같은 대화 속에서 서로를 향해 더욱 강한 이끌림을 갖게 된 제시와 셀린은 6개월 뒤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지게 되죠. 그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요? (다음 이야기는 9년 뒤 나온 후속작인 <비포 선셋>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소: Albertinaplatz 1, 1010 Wien
지금까지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나왔던 오스트리아 빈의 촬영 명소를 따라가 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장면, 어떤 장소가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직접 가 보고 싶으신가요? 빈은 연인이 함께 방문해도 좋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우연히 만날 인연을 기대하며 홀로 여유롭게 둘러 보셔도 충분히 좋은 것 같아요. 영화 속에는 오늘 소개해 드린 장소 외에도 더욱 다양하고 멋진 빈의 명소들이 많이 나오니, 놓치지 말고 구석구석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뉴트로 감성의 집결체, 인천 개항장 거리를 걷다 (0) | 2019.10.31 |
---|---|
맛과 멋이 넘치는 전주 여행 레시피 (10) | 2019.10.30 |
엽전과 함께하는 통인시장 나들이 (0) | 2019.10.28 |
에어프라이어로 안 되는 게 어디 있니? 누룽지 & 숭늉 만들기 (0) | 2019.10.28 |
제철 대하로 더 맛있게! 초간단 깐쇼새우 만들기 (0) | 2019.10.2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