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호텔은 여행지에서의 숙박시설,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 공간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근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를 즐기는 것만 봐도 호텔의 의미가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호텔은 언제 처음 생겼을까요? 처음 지어진 호텔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경성의 중앙역이자 옛 서울역이었던 지금의 문화역서울284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20년대 경성역의 호텔로 저와 함께 호캉스를 떠나 보실까요?


기차역에서 즐기는 호캉스, ‘호텔사회’

우리나라의 호텔은 1880년대, 개항으로 외국인이 입국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났습니다. 대불호텔, 스테이션호텔, 손탁호텔, 조선철도호텔, 반도호텔 등 당시의 호텔들은 외국인들이 교류하는 사교클럽이자, 외국의 신문물을 만날 수 있는 장소였죠. 

현재 문화역서울284에서 만날 수 있는 ‘호텔사회’는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문화가 도입되고 확산되면서 정착하는 과정과 오늘날 호텔이 지닌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여러 면모들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관람객들은 마치 진짜 호텔에 온 것처럼 체크인을 하며 입장해 로비, 라운지, 객실, 수영장 등 호텔 속의 상징적 공간에서 50인의 예술가들이 만든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죠. 


신문화를 수용했던 근대 호텔, ‘익스프레스284 라운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제복을 갖춰 입은 벨보이 세 명이 정중하게 인사를 합니다. 이들은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배우들인데요, 청소를 하는 메이드 역의 배우들과 함께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호텔의 관문인 라운지에는 붉은 색 계단과 거대한 커튼이 웅장하게 드리워져 강렬한 첫인상을 풍겼어요. 


전시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여러 브랜드의 음료와 베이커리 제품을 선착순 인원에 한해 시식해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날, 선착순 10명에게 제공되었던 더 플라자 블랑제리의 크루아상은 부드럽고 촉촉한 버터 향이 가득했습니다. 펠트 커피는 40명에게 무료로 제공이 되었는데, 크림커피와 아메리카노 중 선택해 마실 수 있었어요. 호텔사회를 관람하시는 분들은 꼭 식음 이벤트 시간에 맞춰 이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커피와 크루아상을 의자에 앉아 맛있게 먹고 난 뒤 서측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통로로 이동하면 콜로니얼 가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호텔 정원의 모티브를 재해석한 곳인 이곳에서는 복도를 거닐며 여러 식물 수종들을 감상하고, 간단한 다과 및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어요. 

여러 종류의 드라이플라워와 조화로 실제 호텔의 정원처럼 화려하게 꾸민 강은영 작가의 위스테리아 가든, ‘호텔’ 하면 생각나는 화려하고 거대한 샹들리에 작품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수영장을 통해 살펴보는 호텔과 여가문화, ‘오아시스- 풀·바·스파’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실내수영장이 생겨난 이래, 호텔 야외 수영장 및 호텔 온천 사우나는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과 가족을 위한 여가 장소로 기능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도 도심의 휴식처이자 여가문화의 온실인 수영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호텔 수영장의 풀바를 모티프로 한 ‘바 언더워터’에서는 정해진 시간대에 오렌지 착즙주스와 다양한 무알콜 칵테일을 맛볼 수 있으니 미리 홈페이지에서 시간을 확인해 보세요. 


여행 안내의 거점으로서의 호텔, 여행·관광안내소

근대적 여행은 서로 다른 세계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기차의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차와 증기선은 근대의 상징이자 세계여행을 가능하게 만든 교통수단인데요, 여행·관광안내소에서는 과거 철도역에 배치되어 있던 스탬프,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사진엽서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철도 여행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어요. 또 여행상품점에서는 이번 전시를 기념할 수 있는 호텔과 철도, 여행에 대한 여러 요소들로 디자인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근현대 호텔이 선도했던 미용문화를 체험하다, 이발社會

1895년 내려진 단발령으로부터 6년 후, 국내 최초 이발소 ‘동흥 이발소’가 개점했고, 이후 문명화의 상징으로서 이발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당대 지식인들과 모던보이들의 수요에 의해 이용업은 호텔과 같은 근대적 공간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요, ‘이발社會’는 조선 후기 남성 사교의 장이자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발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입니다. 개성 있는 12팀 바버들에게 실제 그루밍을 받을 수 있으며, 네이버 사전예약으로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호텔 사료들로 살펴보는 도시문화, ‘호텔사회 아카이브’와 ‘그릴 홀’

호텔은 근대 여행문화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숙소인 동시에, 도시문화 발전을 주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호텔사회 아카이브에서는 사진 자료와 호텔의 옛 기물을 통해 도시 전경, 여행문화, 여가 생활의 변화, 공연문화, 식문화 등을 살펴볼 수 있어요. 

이상의 소설 <날개>에도 등장하는 그릴(Grill)은 서울역사에 위치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양식당인데요, 2층 그릴 홀에서는 그 당시 호텔에서 볼 수 있었던 공연 영상, 유흥·예술문화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가 누적된 사적인 공간, ‘객실 Room’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객실을 빼놓을 수 없겠죠? 호텔사회에서는 각기 다른 5개의 객실 안에서 다양한 작가들이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들 

전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다양한 예술가들이 곳곳에서 공연과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트롤리로 짐을 옮기거나 가방을 들고 나르는 벨보이 퍼포먼스, 두 명의 메이드가 수다를 떨며 청소하는 모습은 호텔을 재현한 전시장에 생기를 더해 줍니다. 이 밖에도 각 공간에서 마술 공연, 민요 공연, 춤 공연 등이 다양하게 열립니다. 이곳이 가지는 건축학적,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알아 보고 싶다면 공간투어 해설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보세요. 



호텔사회

전시기간: 2020.1.8 ~ 3.1

전시장소: 서울 중구 통일로 1 서울역, 문화역서울 284

관람시간: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21시까지 연장 운영)

문의: 02-3407-3500

홈페이지: www.seoul284.org


지금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호텔사회 전시를 통해 호텔의 융합적인 기능과 고유한 문화들을 체험해 봤는데요, 문화역서울284가 가지는 건축학적 아름다움과 오래된 건물이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들까지 더해져 개인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호캉스가 그리운 날, 서울역에 들러 이질적인 시간과 공간의 색다른 호캉스를 누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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