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라이프

본문 제목

저질 체력들을 위한 트레킹 명소 추천! 파주 심학산

본문

2019. 3. 25. 15:56

부쩍 따뜻해진 날씨,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입니다. 시간과 체력적 부담을 감수하며 높은 명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우리 곁에 찾아온 봄을 즐기기에 충분한 곳이 있는데요, 바로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서남단에 있는 심학산(尋鶴山)입니다. 해발 194m로 나지막하지만, 6.8km에 이르는 둘레길과 아기자기한 등산로가 편안하게 조성돼 있어 파주는 물론 서울 근교 트레킹 명소로 꼽힙니다. 심학초등학교 주변에 밀집해 있는 맛집까지 두루 섭렵하면 그야말로 오감 대만족! 마음 맞는 지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에도, 호젓하게 나홀로 산행을 나서기에도 손색없는 심학산으로 지금 출발해볼까요?


등산로 제2코스, 총 1.8km 트레킹 도전!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쭉한 모양의 심학산은 서쪽 중심에 정상이 솟아 있는데요, 한강 하구의 넓은 들판 위에 자리잡고 있어 명당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원래 명칭은 ‘심악(深岳)’이었으나, 조선 숙종 때 왕이 애지중지하던 학 두 마리가 궁궐에서 도망 나간 후 이곳에서 찾았다고 해서 학을 찾은 산, ‘심학(尋鶴)'으로 불리게 됐다는 유래가 전해져 옵니다.


둘레길 총 6.8km를 천천히 걸으면 약 2시간이 걸리고, 5가지 코스인 등산로는 각각 0.8km(제3,4,5코스), 1.8.km(제2코스), 2.9km(제1코스)로 갖춰져 코스별로 20분~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어느 곳을 출발점으로 선택할 것인지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데요, 어차피 모든 코스가 심학산을 한 바퀴 돌아 회귀하기 때문입니다.


2009년에 완공된 심학산 둘레길은 7~8부 능선의 산허리를 따라 평탄하게 만든 약 1.5m 폭의 자연 숲길입니다. 흙길이라 간혹 맨발의 등산객을 만날 수도 있고요, 나무계단과 전망 데크가 중간 중간 설치돼 있습니다. 낙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더없이 장관이죠. 둘레길은 곳곳에서 주 능선 등산로와 이어지는데, 마음 먹기에 따라선 등산로와 둘레길을 오가며 코스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 5월에 선정한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길 10곳’에 뽑히기도 했어요.


저질 체력자인 제가 선택한 코스는 산마루 가든에서 출발해 체육시설을 거쳐 정상 전망대에 이르는 제2코스였어요. 살짝 경사진 오솔길을 호젓하게 걷다 보니 어느새 380m를 걸어왔다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같이 쉬 지치는 사람들을 위한 나무벤치와 평상이 곳곳에 보였는데요, 아직 몸이 찌뿌둥해 간단히 몸을 풀고 싶다면 잠시 운동기구에 올라타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산을 오르기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을 하면서 경직돼 있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어야 한다는 점 기억해 두세요!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등산로는 가팔라집니다. 경사진 길을 오르니 이마에 살짝 땀이 맺혔어요. 오르막길 왼편으로는 유사시를 대비해 마련해놓은 헬리패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정상 전망대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2006년 처음 만들어진 이 정자는 2017년에 심학정이라는 이름과 현판을 갖게 됐다고 해요. 미세먼지 때문에 뿌연 하늘이 야속했지만, 사방이 탁 트인 조망에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풍광과 한강 너머 김포평야, 북한과 파주 일대, 일산, 자유로까지 한눈에 들어왔는데요,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정상에 표시석은 따로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망대 정자인 심학정을 배경으로 정상 인증샷을 남깁니다. 정자에 올라가면 바닥 동판에 심학산의 유래와 지형이 적혀 있어요. 그 내용을 아래 옮겨봅니다. 


‘고봉산 서맥 끝머리 벌판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이 산은 홍수 때 한강물이 범람하여 내려오는 물을 막았다 하여 수막 또는 물속으로 깊숙이 들어간 메뿌리라 하여 호칭하였으며 영조 때 궁중에서 기르는 학이 날아 도망가자 이 산에서 찾았다 하여 유래되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의정부가 29km, 서쪽으로 인천이 42km, 남쪽으로 서울이 31km, 북쪽으로 개성이 35km 거리라는 것도 알게 됐네요. 


심학산이 곱게 품은 사찰, 약천사

정상을 찍었으니 다시 힘을 내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길에 잠시 쉬었던 체육시설 왼쪽으로 가파른 숲길을 5분 남짓 내려가면 아담한 사찰 ‘약천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등산로 제3코스 시작점이기도 한데요, 높이가 13m나 되는 압도적 크기의 불상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정식 명칭이 ‘남북통일약사여래대불’인 이 불상은 남북통일을 염원하고 중생들을 병고나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해 2008년에 세웠다고 해요. 큰 연꽃을 좌대 삼고 왼손에는 약함을, 오른손에는 여의주를 들고 약천사 앞마당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산에 둘러싸여 공기 좋고 경치 좋고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불자는 아니지만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불상 뒤편에 자리잡은 대웅전,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나무패가 촘촘히 걸려 있는 인연대도 둘러보세요. 약천사 주차장까지 차로 쉽게 진입할 수 있어서 이곳에 주차 후 등산로 제3코스로 짧은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한국인 입맛 취향 저격! 심학산 맛집 

심학산에서 흡입한 피톤치드만으로는 공복감을 해결할 수 없겠죠? 많고 많은 심학산 맛집 중에서 고민 끝에 결정한 곳은 파주 장단콩요리 전문점 ‘심학산 두부마을’입니다. 특별히 고소한 맛이 일품인 파주 장단콩으로 직접 담가 만든 퉁퉁장(우렁이 강된장)과 청국장 찌개 정식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청국장 정식 2인분을 주문했더니 취·참나물, 무나물, 세발나물, 콩나물 등 나물 4종과 올방개묵, 버섯볶음, 굴비, 돼지고기 두루치기, 모두부와 함께 고소한 맛의 순두부, 청국장 찌개로 푸짐한 한상이 뚝딱 차려져 나왔습니다. 딱 봐도 웰빙 건강식단이라는 인상이 들었어요.


나물이 3종 이상일 땐 역시 비벼 먹는 것이 진리겠죠? 파주미로 지었다는 쌀밥을 먼저 대접에 넣고, 각종 나물에 고추장을 넣고 참기름을 쓱 두른 다음 청국장 찌개를 몇 숟가락 넣어 비비면 훨씬 부드럽고 맛깔 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우유 빛깔 순두부도 그 고소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가더라고요. 다만, 정식의 경우 2인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어서 혼밥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맛집들은 심학초등학교 인근에 몰려 있는데요, 전복코다리조림 정식으로 유명한 ‘전라도 무지개밥상’, 도토리 쟁반국수, 도토리전, 도토리 사골들깨수제비가 맛있는 ‘심학산 도토리국수’도 추천합니다.  

마음은 이미 산 정상에 올라가 있지만 체력이 받쳐 주지 못해 등산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맞춤형 트레킹 명소, 심학산을 함께 둘러봤는데 어떠셨나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통에 더 멋진 풍광을 눈과 마음에 담아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꽃이 만발하면 꼭 다시 심학산에 오르기로 다짐했답니다. 심학산 근거리에는 파주출판도시, 아웃렛, 통일전망대, 헤이리 예술마을, 임진각 평화누리 등이 있으니 동선에 포함시켜 알찬 봄나들이 계획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