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31. 10:00
1876년, 개항 이후 외국인의 내왕과 무역이 허용되었던 인천 개항장 거리의 골목길은 세월의 흔적이 쌓인 역사와 문화의 만남의 장소입니다. 옛 감성을 느끼며 문화예술 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인데요, 옛 창고를 개조해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작업장으로 쓰는 풍경이 뉴욕의 브루클린과 닮았다는 평도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는 보존하되 현대적, 문화적으로 재해석된 거대한 스트리트 뮤지엄과 같은 곳, 허름한 창고와 옛 가옥들이 매력적인 인천 개항장 거리 중에서도 놓치면 아쉬운 몇 곳들을 선정해 소개해 드릴게요.
# 예술 향기 나는 거리, 인천아트플랫폼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전시관이나 공연장과는 사뭇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공연장이나 전시관은 단독 건물 안에 몇 개의 전시실을 열고 있지만, 이곳은 넓은 거리에 A동부터 H동까지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이 구성되어 있죠. 관객은 문화 체험을, 예술가들은 안정적인 창작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외관도 현대적인 전시관들과는 달리 독특합니다. 1888년에 지어진 (구)일본우선주식회사를 비롯한 근대 개항기 건물과 1930~40년대 건설된 통운회사 창고건물, 인쇄소와 교회 건물 등이 리모델링 되어 창작스튜디오와, 공방,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건물 자체가 전시물로 보일 만큼 외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각 전시관은 전시나 공연이 없더라도 상시 문을 열고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평일에 가 봤는데, 모두 입장이 가능했고 간단한 전시를 진행하는 곳들도 많았어요.
공연장은 C동에 위치하는데, 공연장 로비에는 입주 예술가의 포트폴리오 라운지와 공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홍보관도 있었습니다. 야외 중앙광장에 위치한 유리 갤러리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한 소규모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전시관을 연결하는 차 없는 보행로에는 예쁜 포토존도 많습니다. 드라마 촬영지였던 낯익은 곳은 물론, 수퍼히어로 동상 등이 있어 거리를 거닐며 사진만 찍어도 도심 나들이와는 확실히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주소: 인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문의: 032-760-1000
# 테마박물관 거리, 근대 문화자산 간직한 박물관들
인천아트플랫폼 뒤쪽 골목으로 옮겨 걸으면 개항장 문화지구 테마박물관 거리가 시작됩니다. 다양한 공방뿐 아니라 1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근대역사 문화자산이 밀집되어 있는 거리죠. 한국근대문학전시관, 대불호텔전시관, 근대생활사전시관, 개항박물관, 근대건축전시관, 혜명단청박물관 등 테마박물관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걸어서 이동하면 10분 내로 모두 닿을 수 있어요. 관람료는 대부분이 무료이거나 비싸도 3천원을 넘지 않기 때문에 모두 둘러 봐도 5천원이 채 들지 않습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100년 세월의 옛 창고를 개조한 박물관입니다. 외벽에는 옛 물류창고의 세월과 투박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투박한 외벽과 내부의 목조 천장에서는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묻어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아늑한 조명과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 3만 점 있는데요, 시대별 주요 작가들의 모습과 학교에서 배웠던 근대소설들을 만나니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2층에는 아담한 스탬프 체험 공간과 엽서를 부칠 수 있는 빨간 우체통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한번 활용해 보세요.
한국근대문학관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15번길 76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문의: 032-455-7165
중구생활사전시관은 대불호텔 전시관과 함께 있습니다. 60~70년대 인천 중구의 의식주 생활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옛날 양장점과 거리 선술집, 극장, 다방 등 서민생활의 이모저모를 전시물과 흑백사진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대불호텔은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자 최초로 커피를 손님에게 제공한 호텔로 유명합니다. 호텔 터에서 발견된 유구와 객실 2곳이 그대로 복원되어 있죠. 축음기, 초창기 카메라, 안경 등 130년 전 개화기 그대로의 도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으니 중구생활사전시관과 함께 둘러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중구생활사전시관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101
문의: 032-766-2202
인천개항박물관은 ‘조선은행’이라고 쓰인 이국적인 석조건물입니다. 일본제1국립은행 인천 지점으로 운영하기 위해 건립된 곳인데, 2010년 10월부터 개항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총 4개 전시실에 최초의 우체부 모습, 개항기 우표, 우편의 역사, 경인철도 관련 자료, 당시의 동전 등 개항기 금융기관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천개항박물관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89
문의: 032-760-7508
박물관 거리에서 좀 더 내려오면 혜명단청박물관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청은 사찰이나 궁궐의 내외벽을 꾸미거나 목재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광물질 안료로 그린 장식 문양들인데요, 혜명단청박물관은 최초의 단청박물관으로 1층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2층은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전시자료로서의 단청과 문화예술품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청안료 만드는 도구와 방법, 머리초(단청에서 보, 도리, 서까래 따위의 끝부분에만 넣는 무늬), 불교미술에 관한 전시물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혜명단청박물관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15번길 48
문의: 032-868-5898
# 뉴트로 카페 거리, 오래된 골목과 일본 가옥 카페들
아트플랫폼에서 박물관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그마한 카페들이 시선을 끕니다. 일본식 주택의 모습을 간직한 카페인 ‘관동오리진’은 1940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을 복원한 곳이라고 해요. 여러 세대가 나란히 이어진 주택의 하나로, 1층 천장은 옛 모습 그대로 원형을 살리고 있습니다.
‘팟알’의 2층은 일본식 다다미방으로 되어 이색적이고, ‘서니구락부’는 카페 겸 갤러리답게 내부에 예술품이 가득합니다. 사진과 그림, 독특한 인형, 그릇 등을 판매하죠.
거리에 붉은 벽돌 건물이 대부분인데 유독 통유리창으로 되어 눈에 띄는 곳은 ‘인천서점’이라는 서점카페입니다. 인천을 소재로 한 다양한 책을 전시·판매하며,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죠. 2층으로 된 카페 안에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에 둘러싸여 독서 시간을 누릴 수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자유롭게 책을 읽고 반납대에 두면 되는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자료실도 있습니다.
카페 거리에는 30여 개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는데,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을 만큼 감성적인 풍경들을 자아냅니다. 예쁜 정원이 조성되어 있거나 레트로 소품, 예술작품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프랜차이즈 숍들과는 전혀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죠. 카페뿐만 아니라 추억을 되새겨 주는 흑백사진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추억의 오락실도 열려 있어 옛 감성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최초, 최고,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많은 인천 개항장 거리를 걷다 보면 사진 300컷 정도는 훌쩍 넘게 찍게 될 만큼 모든 전경에 눈길이 갑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흑백사진을 닮은 오래된 이 골목에서 옛 감성을 흠뻑 느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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