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겨울편 : 바스와바 심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낙제란 없는 법.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미소..
2016.05.30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5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겨울편 : 바스와바 심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낙제란 없는 법.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미소..
2016.05.30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 백색왜성의 꿈 - 아버지가 된 소년과 그의 소중함에 관하여
백색왜성은 위대한 별들의 마지막 종착지다. 별은 소멸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내보낸다. 이것은 행성의 구성 물질이 되기도 하고 생명체의 구성 성분이 되기도 한다. 오랜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별은 백색왜성이 된다. 그리곤 천천히 식어가다가 마침내 빛을 내지 못하는 암체로 그 일생을 마감한다.- 별의 죽음에 관하여, 한스 베테 빨래를 하려 무심코 집어 든 아버지의 낡은 양복 주머니에는 언제부터 인가 바지만큼이나 구겨진 복권 몇 장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의 빚과 퇴직을 안 것은 그 후로 몇 달이 더 지나서다. 한동안 어두운 표정이시던 어머님은 이곳 저곳을 다녀보시고는 아무 말이 없어지셨다. "느그 아부지 그래도 저 좋자고 쓴 돈은 한 푼도 없더라."그리곤 어머니는 그저 아..
2016.05.26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 백색왜성의 꿈 - 아버지가 된 소년과 그의 소중함에 관하여
백색왜성은 위대한 별들의 마지막 종착지다. 별은 소멸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내보낸다. 이것은 행성의 구성 물질이 되기도 하고 생명체의 구성 성분이 되기도 한다. 오랜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별은 백색왜성이 된다. 그리곤 천천히 식어가다가 마침내 빛을 내지 못하는 암체로 그 일생을 마감한다.- 별의 죽음에 관하여, 한스 베테 빨래를 하려 무심코 집어 든 아버지의 낡은 양복 주머니에는 언제부터 인가 바지만큼이나 구겨진 복권 몇 장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의 빚과 퇴직을 안 것은 그 후로 몇 달이 더 지나서다. 한동안 어두운 표정이시던 어머님은 이곳 저곳을 다녀보시고는 아무 말이 없어지셨다. "느그 아부지 그래도 저 좋자고 쓴 돈은 한 푼도 없더라."그리곤 어머니는 그저 아..
2016.05.26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 탑차를 끄는 사계절의 산타
아빠의 하루를 훑은 내 손은 항상 더러워져 있었다. 까칠하고 물기 하나 없는 그 하루를 훑고 있노라면 괜히 살갗이 베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빠의 하루를 훑는 일을 7년 동안이나 계속 하는 중이었다.“오늘은 몇 개나 되냐?”“글쎄, 200개 정도?”“그렇게 많아?“응, 어-엄-청 많아.”내가 그렇게 말하면 아빠는 뿌듯한 웃음을 짓고는 하얗디 하얀 러닝셔츠를 입은 채, 욕실로 사라져 버리곤 했다. 나는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리고 손으로는 계속해서 아빠의 하루를 훑었다.내가 만지는 아빠의 하루 속에는 얼굴 모르는 누군가의 이름, 그의 주소, 전화번호 같은 것들이 꽤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 속에서 나는 항상 12자리의 숫자만을 골라 훑었지만..
2016.05.26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 탑차를 끄는 사계절의 산타
아빠의 하루를 훑은 내 손은 항상 더러워져 있었다. 까칠하고 물기 하나 없는 그 하루를 훑고 있노라면 괜히 살갗이 베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빠의 하루를 훑는 일을 7년 동안이나 계속 하는 중이었다.“오늘은 몇 개나 되냐?”“글쎄, 200개 정도?”“그렇게 많아?“응, 어-엄-청 많아.”내가 그렇게 말하면 아빠는 뿌듯한 웃음을 짓고는 하얗디 하얀 러닝셔츠를 입은 채, 욕실로 사라져 버리곤 했다. 나는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리고 손으로는 계속해서 아빠의 하루를 훑었다.내가 만지는 아빠의 하루 속에는 얼굴 모르는 누군가의 이름, 그의 주소, 전화번호 같은 것들이 꽤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 속에서 나는 항상 12자리의 숫자만을 골라 훑었지만..
2016.05.26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청춘현상
“저기…… 여기 혹시 필름 파나요?”“예? 무슨 필름이요?“사진 찍을 때 쓰는 필름이요.”“아, 그 필름! 없어요. 요즘 누가 필름 사진을 찍어요.”벌써 다섯 번째 가게였다. 이쯤 되니 내가 괜한 짓을 하고 다니는 걸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휴학을 결정했지만 나는 영어공부나 자격증 공부 같은 취업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취미를 하나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고 그것을 실천하려 하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는 나를 한심한 대학생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몇몇 어른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내게로 내리꽂히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어디에 있을지, 아니 어딘가에 있기는 한 건지조차 의심스러운 물건을 찾기 위해 추운 거리..
2016.05.25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청춘현상
“저기…… 여기 혹시 필름 파나요?”“예? 무슨 필름이요?“사진 찍을 때 쓰는 필름이요.”“아, 그 필름! 없어요. 요즘 누가 필름 사진을 찍어요.”벌써 다섯 번째 가게였다. 이쯤 되니 내가 괜한 짓을 하고 다니는 걸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휴학을 결정했지만 나는 영어공부나 자격증 공부 같은 취업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취미를 하나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고 그것을 실천하려 하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는 나를 한심한 대학생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몇몇 어른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내게로 내리꽂히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어디에 있을지, 아니 어딘가에 있기는 한 건지조차 의심스러운 물건을 찾기 위해 추운 거리..
2016.05.25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고장 난 TV, 컴퓨터 삽니다.
고등학교 삼학년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나른하고 선선한 오후의 국어시간이었다. 그 해 우리 학교에 새로 부임해 오셨던 젊고 아름다웠던 국어 선생님은, 춘곤증에 식곤증으로 괴로워하던 우릴 향해 교실 공기가 탁하니 창문을 모두 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창문을 열자 비로소 맑고 신선한 공기가 부드럽게 들어왔다. 교실로 들어온 것은 단지 시원한 공기뿐만이 아니었다.“고장 난 TV, 컴퓨터 삽니다. 고장 난 에어컨, 냉장고 삽니다......”익숙한 소리도 함께 교실로 들어왔다. 오래된 고물들을 처리해가는 트럭이 학교 옆 도로를 천천히 지나가면서 내는 오디오 소리였다. 그리고는 모두가 자습을 하고 있던 적막한 교실 속에서 선생님이 입을 떼셨다.“날이 따뜻해지고 엄마들이 창문을 열면 항상 저런 소리들이 ..
2016.05.24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고장 난 TV, 컴퓨터 삽니다.
고등학교 삼학년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나른하고 선선한 오후의 국어시간이었다. 그 해 우리 학교에 새로 부임해 오셨던 젊고 아름다웠던 국어 선생님은, 춘곤증에 식곤증으로 괴로워하던 우릴 향해 교실 공기가 탁하니 창문을 모두 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창문을 열자 비로소 맑고 신선한 공기가 부드럽게 들어왔다. 교실로 들어온 것은 단지 시원한 공기뿐만이 아니었다.“고장 난 TV, 컴퓨터 삽니다. 고장 난 에어컨, 냉장고 삽니다......”익숙한 소리도 함께 교실로 들어왔다. 오래된 고물들을 처리해가는 트럭이 학교 옆 도로를 천천히 지나가면서 내는 오디오 소리였다. 그리고는 모두가 자습을 하고 있던 적막한 교실 속에서 선생님이 입을 떼셨다.“날이 따뜻해지고 엄마들이 창문을 열면 항상 저런 소리들이 ..
2016.05.24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봄, 네가 불어오는 계절
희선이는 새빨갛고 샛노란 꽃밭으로 가득 차 그 옆을 지나가는 어느 누구라도 이를 배경 삼아 사진 찍고 싶게 만드는 그런 풍경을 닮은 친구였다. 그런 희선이의 풍경과는 달리 내 자화상에는 무색, 그리고 무취를 지닌 회백색 들꽃만이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반응하며 제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그 아이의 계절이 봄에 있었다면, 내 것은 가을과 겨울 중간 즈음에 있었다. 아니 어쩌면 겨울 한가운데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희선이는 수다스러운 아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 점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따사로운 기운으로 가득했던 그 단어 하나하나, 문장 각각은 보드랍게 나를 감싸 안으며 흩날리는 벚꽃 잎 같았다. 향기로웠다. 그 아이 곁에 있으면 이내 나도 그 향기에 물들었다. 나는 그런 희선이가 좋았다. 봄..
2016.05.23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봄, 네가 불어오는 계절
희선이는 새빨갛고 샛노란 꽃밭으로 가득 차 그 옆을 지나가는 어느 누구라도 이를 배경 삼아 사진 찍고 싶게 만드는 그런 풍경을 닮은 친구였다. 그런 희선이의 풍경과는 달리 내 자화상에는 무색, 그리고 무취를 지닌 회백색 들꽃만이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반응하며 제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그 아이의 계절이 봄에 있었다면, 내 것은 가을과 겨울 중간 즈음에 있었다. 아니 어쩌면 겨울 한가운데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희선이는 수다스러운 아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 점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따사로운 기운으로 가득했던 그 단어 하나하나, 문장 각각은 보드랍게 나를 감싸 안으며 흩날리는 벚꽃 잎 같았다. 향기로웠다. 그 아이 곁에 있으면 이내 나도 그 향기에 물들었다. 나는 그런 희선이가 좋았다. 봄..
2016.05.23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할아버지의 풍경
"아버지가 택배를 못 보내신다." 엄마는 외삼촌의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 었다. 전화 너머로 밀려오는 불안함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듯 했다. 아버지가 요새 멍하니 있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분명히 기억하시던 것을 기억 못하시는 일이 많더라. 라는 말에도 세월 탓이겠거니, 우리 아버지에게 그럴 리가 없다고 넘겨오던 차였다. 그러나 이번은 아니 었다. 엄마는 의자에 걸린 옷가지들처럼 의자 위로 내려앉았다. 우리는 18년을 한 집에서, 한 주소로만 살아왔다. 할아버지는 매 철마다 고구마며 대게며 밤을 바리바리 보내주셨기 때문에 주소를 잊어버린다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 다. 할아버지는 배달전표 앞에서 멍하니 서있다가 쓸쓸히 집으로 돌아왔다. 타지에서 살고 있는 자식은 엄마뿐이었다. 할..
2016.05.20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할아버지의 풍경
"아버지가 택배를 못 보내신다." 엄마는 외삼촌의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 었다. 전화 너머로 밀려오는 불안함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듯 했다. 아버지가 요새 멍하니 있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분명히 기억하시던 것을 기억 못하시는 일이 많더라. 라는 말에도 세월 탓이겠거니, 우리 아버지에게 그럴 리가 없다고 넘겨오던 차였다. 그러나 이번은 아니 었다. 엄마는 의자에 걸린 옷가지들처럼 의자 위로 내려앉았다. 우리는 18년을 한 집에서, 한 주소로만 살아왔다. 할아버지는 매 철마다 고구마며 대게며 밤을 바리바리 보내주셨기 때문에 주소를 잊어버린다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 다. 할아버지는 배달전표 앞에서 멍하니 서있다가 쓸쓸히 집으로 돌아왔다. 타지에서 살고 있는 자식은 엄마뿐이었다. 할..
2016.05.20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축시
기계가 작은 소음과 함께 표를 뱉어냈다. 행선지는 여수. 그곳에 가면 89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두 정거장 전의 시골 마을에 내려 왼쪽에 나 있는 골목으로 쭉 올라갈 것이 다. 은근한 오르막길에 숨이 조금 밭아질 즈음 나타날 붉은 벽돌집. 어떤 연유인지 문짝이 없는 대문 옆에는 21년째 이름을 모르는 줄기 굵직한 나무가 자리해 있을 것이다. 그 밑에 는 철물점에서 파는 흔한 플라스틱 재질의 개집 하나가 놓여있을 거고, 분명 나름 안락한 집 따위는 내버려두고 거친 나무 뿌리 사이에 누운 채 스스로 홈리스의 길을 택하고 있을 집주인이 선연하다. 그 녀석 때문에 나는 방학 전까지는 굳이 내려가지 않으려 했던 고향으 로 향하는 것이다. 어제 저녁, 아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달갑지는 않았지만 받았다. 좋..
2016.05.19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6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축시
기계가 작은 소음과 함께 표를 뱉어냈다. 행선지는 여수. 그곳에 가면 89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두 정거장 전의 시골 마을에 내려 왼쪽에 나 있는 골목으로 쭉 올라갈 것이 다. 은근한 오르막길에 숨이 조금 밭아질 즈음 나타날 붉은 벽돌집. 어떤 연유인지 문짝이 없는 대문 옆에는 21년째 이름을 모르는 줄기 굵직한 나무가 자리해 있을 것이다. 그 밑에 는 철물점에서 파는 흔한 플라스틱 재질의 개집 하나가 놓여있을 거고, 분명 나름 안락한 집 따위는 내버려두고 거친 나무 뿌리 사이에 누운 채 스스로 홈리스의 길을 택하고 있을 집주인이 선연하다. 그 녀석 때문에 나는 방학 전까지는 굳이 내려가지 않으려 했던 고향으 로 향하는 것이다. 어제 저녁, 아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달갑지는 않았지만 받았다. 좋..
201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