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2. 16:31
많은 분들이 ‘역사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경주를 떠올리실 텐데요, 역사 덕후라면 놓칠 수 없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백제의 도읍이었던 공주(웅진)입니다. 백제는 웅진과 사비(부여)에 각각 도읍을 정했던 시대에 많은 문화적 발전을 이룬 나라로, 공주에서는 화려하고 세련되었던 백제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오늘은 공주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두 곳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천년 사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빛나는 마곡사
공주에서 가장 첫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천년 사찰 마곡사입니다. 마곡사는 640년 백제 무왕 시기에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곳인데요, 백제와 신라의 긴장이 고조되던 삼국 말기에 신라의 승려가 창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한 곳입니다. 마곡사는 여러 시대에 걸쳐 불교 유산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그 문화적 우수성을 인정 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마곡사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해탈문입니다.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며, 해탈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이라고 하는데요, 고종 1년에 중수(건축물의 낡고 헌 것을 손질하며 고치는 것) 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진분홍색 연등이 나뭇가지에 가득 걸려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워요. 예쁜 연등들이 달려 있는 극락교를 지나면 마곡사에서 가장 유명한 대광보전과 오층석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곡사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 그 앞에 있는 오층석탑은 보물 제79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천 년의 세월 동안 한 곳을 지켜 온 마곡사의 대광보전을 눈앞에서 마주하니 멋지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마곡사 대광보전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현란한 기교를 자랑하는 현판이 눈에 띄는데요, 이 현판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이자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 유명한 표암 강세황의 글씨입니다. 현판 하나조차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곳이죠.
옛 건축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대광보전이 아름답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실제 스님께서 타종을 하고 계셨는데, 소리가 청명하면서도 가슴을 울려 한동안 넋을 잃고 들었어요.
누군가 소원을 빌며 올렸을 연등과 돌탑을 바라보며, 그들의 소원이 꼭 이뤄지길 함께 빌었습니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은거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구 선생이 198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후 1898년,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잠시 출가 수도했던 곳인데요, 마곡사 내 백범당에는 김구 선생의 사진과 함께 평소 선생이 살아 생전에 좋아하셨던 글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김구 선생의 사진 옆에 글귀가 함께 있으니 감동이 배가 됐습니다. 해방 후 여러 동지들과 마곡사를 다시 방문한 김구 선생은 지난 날을 회상하며 향나무를 심었다고 하는데요, 사찰 내에는 선생이 명상했다고 전해지는 ‘백범 솔바람 명상길’도 있으니 한 번 둘러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마곡사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입장료 : 어른 3,0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1,000원
# 무령왕릉의 혼이 살아 숨쉬는 국립공주박물관
마곡사 다음으로 추천해 드리는 공주의 여행지는 바로 국립공주박물관입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웅진백제 문화를 중심으로 충청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 전시하기 위해 개관된 곳인데요, 1971년에 발굴된 무령왕릉 출토품이 전시되고 있어 꼭 한번 들러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무덤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인 진묘수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아 줍니다. 실제 국보인 진묘수는 박물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고, 외부에 있는 이것은 7배로 크게 만들어 놓은 모형이에요.
함께 간 유치원생 저희 딸이 박물관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는데요, 이곳에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입구에 문화재에 대한 사진, 설명, QR코드가 작성된 엽서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해당 문화재를 직접 찾으러 다니며 박물관을 놀이터처럼 생각하더라고요.
국립공주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무령왕릉의 생애와 업적과 관련된 전시입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대부분의 출토품이 전시되어 있어 무령왕과 웅진백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요, 무령왕릉 내부 바닥과 똑같은 진열장이 설치되어 있어 마치 무령왕릉에 실제로 들어와서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제사용 그릇, 왕과 왕비의 금귀걸이, 목관 등 화려한 유물과 교과서에서 본 국보급 문화재가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어요. 아이들 역시 엽서 속의 문화재와 동일한 유물을 찾는 재미에 푹 빠져서 다른 박물관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요.
무령왕릉 관련 유물 전시 외에도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충청남도의 선사, 고대, 중근세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국립공주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문화 체험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화면 앞에 서서 왕과 왕비처럼 멋진 의상을 입어 볼 수도 있고, 왕비의 팔찌에 손이 들어갈지 체험도 해 볼 수 있어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국립공주박물관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 34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gongju.museum.go.kr
지금까지 충남 공주에서 가볼 만한 장소 두 곳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뛰어난 문화를 발전시켜 나갔던 백제 문화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라면 공주에 꼭 한 번 들러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가시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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