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란 노래 때문일까요? 10월은 매일이 멋질 것 같은 달입니다. 언제 들어도 마음에 와 닿는 노래 덕분인지 10월은 그렇게 아무 이유 없이 좋습니다. 그냥 좋은 10월만큼 그냥 좋은 작가도 있습니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을 되돌아 보게 되고, 열정적으로 독서를 하고 싶은 의지가 생겨나는데요, 바로 박웅현 작가입니다. 오늘은 명강의 BIG 10의 아홉 번째 주인공, 박웅현 작가에게 들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함께 나누어 드릴게요.  


그래서 책이다! 박웅현 작가의 ‘내가 책 읽는 이유’

박웅현 작가는 노래, ‘세월이 가면’을 청중과 함께 듣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잘 아는 노래였지만 깊어 가는 가을날 강연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들으니 마음에 더 와 닿더라고요.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 속 문장들을 소개하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 주었습니다. 

첫 문장은 유명한 시인인 김소월의 시였어요. 늦깎이 고등학생이었던 김소월이 22살에 쓴 시로, 개울가에 혼자 나와 있는 여자를 본 시인의 궁금한 시선이 시어 하나하나에 담겨 있었습니다. 이 시를 정미조라는 가수가 노래로 불렀는데, 시를 감상하고 노래도 들으니 행복감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웅현 작가는 이 노래를 회사 후배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스승의 날 이 가수의 음반을 선물하며 음반의 노래를 듣는 순서까지 손글씨로 써 주었다는 후배의 스토리를 들으니 시와 노래가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작가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아지고 있는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내가 긍정적이 되었는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듣는 능력이 나아졌다고 하는데요, 듣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주 중요한 능력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어요. 광고쟁이로 20년 동안 살아오면서 일의 본질이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년이 지나고 난 후 되돌아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죠. 오히려 듣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고, 잘 듣는 사람이 일을 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국 속담에 '지혜는 들음으로써 생기고 후회는 말함으로써 생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 


책의 문장을 가져와서 책을 읽는 이유를 말하는 것이 오늘의 주제라고 밝힌 박웅현 작가는 강연 내내 많은 책들의 구절을 소개했는데요, 마음에 밑줄이 그어지는 문장들이 참 많았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대인공포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주제를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찾았는데요, 그는 상대방이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대신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것은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인 동시에,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비결이기도 하죠. 저 역시 누군가에게 관심을 끌려고만 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리스인 조르바>의 등장인물은 크레타 섬에 살았습니다. 섬의 유지여서 이방인이 오면 극진히 환대해 주었는데요, 며칠 지나고 나면 손님에게 밥값으로 그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들으면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삶의 지평을 넓혔던 것이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들어 보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또 미셸 트루니에의 작품 중에는 '내 생애에 가장 중요한 부품인 타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함을 깨우쳐 줍니다. 


몇 가지 아름다운 문장을 들으니 책을 읽는 이유가 이런 문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박웅현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김훈의 '봄에 수련이 피어나는 사태는 이 어인 일인가'라는 표현에서는 꽃이 피는 것을 ‘사태’로 표현하는 시인의 능력을 느낄 수 있는데요, 아름다움을 지나치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독서의 힘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란 항상 있는 기적에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는 구절처럼 우리는 일상을 소홀히 여기는 유감스러운 버릇이 있지요.

도처에 있는 기적을 볼 수 있는 능력은 무척 중요합니다. '꽃을 내려놓고 죽을 힘을 다해 피워놓고 꽃을 발치에 내려놓고 봄나무들은 짐짓 연초록이다', '봄은 살아 있지 않은 것은 묻지 않는다'처럼 시인은 세밀한 것을 잡아내는 시선을 가지고 있는, 시선이 고운 사람입니다. 박웅현 작가는 책을 읽으면서 봄이 오는 것을 주목하게 되었다고 해요. 1년 중 10일만 개나리가 피어 있는 중랑천 길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게 되었고, 2월부터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세잔은 모네를 보고 이런 극찬을 했습니다. '모네는 단지 하나의 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맙소사 얼마나 대단한 눈인가'라고요. 세잔은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인데요, '한 알의 사과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는 말을 실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박웅현 작가는 '대지가 요구하는 영원하고 가차 없는 우정'이란 죽음을 묘사한 구절을 통해 의연하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결한 고독, 티없는 희열, 산뜻한 낙화'와 같이 책에서 가져온 문장을 엮어 인생의 좌표를 만들었죠. 인생에 대한 그의 소중한 마음가짐이 느껴졌습니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는 말을 쓰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박웅현 작가는 나이가 80살이어도 이번 생이 망하는 것은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20살이었으면….’ 하고 지금의 50살을 즐기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되돌아 보라고 조언했어요. .


박웅현 작가는 삶의 문제를 다른 데서 해답을 찾지 말고 지금 내 앞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살아 있다는 그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대하여'

'매 순간이 꽃봉오리라'

'지금, 여기 실물에 대한 추구' 

'좋아하는 것을 가지는 삶에서 가진 것을 좋아하는 삶으로'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본분을 다하는 것이 귀함이 된다' 

‘나의 본분을 다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부드러우면서 주관이 뚜렷하다' 

위의 문장들은 작가가 무수히 많은 책을 읽으면서 북극성과 같이 느낀 문장들입니다. 문장 하나 하나를 읽으며 가슴의 울림을 느껴 볼 수 있었어요. 이 문장들을 보며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습니다. 박웅현 작가의 베스트셀러였던 <여덟 단어>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독자는 그에게 “9번째 단어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어요. 박웅현 작가는 “9번째 단어는 욕망입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고정변수에 대한 욕망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죠”라고 답변했습니다. 

“책을 깊이 읽고 좋은 문장을 남기고 사유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는 “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소파에 앉아서 앞의 나무를 바라보는 것이 좋음을 알아야 합니다. 책 읽기 외에 제가 노력하는 것이죠”라고 답변했어요. 그가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 답변을 통해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광고대행사를 준비한다는 한 취준생은 “광고대행사의 미래는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해서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는데요, 박웅현 작가는 “저는 지금 난파하는 배 1등석에 앉아 있습니다. 광고회사의 솔직한 미래의 모습이죠. 지금 모습의 광고회사가 아닌 콘텐츠의 시대로 가야 합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책 속 문장으로 설명한 강연은 제게 진정성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독서의 유익에 대해 우리가 들었던 식상한 말들보다 훨씬 더 책과 가까워지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분주하고 여유 없던 삶을 되돌아보고 책으로 복귀를 하게 해주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은 책 읽기에 참 좋은 계절인데요, 여러분들도 읽기를 미루고 있던 책 한 권을 꺼내보시면 어떨까요? 책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들을 건져내는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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