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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영광의 상처
처음 바이올린을 잡은 것은 일곱 살 때였다. 구불구불한 곡선, 앙증맞게 달린 검정 기둥들, 튕길 때마다 들려오는 다채로운 소리.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날, 두 살 많은 사촌 언니가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던 그 갈색 물건에 나는 마음을 온통 빼앗겨 버렸다. 언니의 악기를 냅다 뺏어 들고 이건 내가 가지겠다고 빽빽 우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악기를 처음 만난 바로 그다음 날부터, 온종일 바이올린과 함께했다. 먹을 때도, 잠들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바이올린을 끌어안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는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끊일 날이 없었다. 연주를 마친 방 안에는 항상 내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 한겨울에도 부채질하곤 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에는 변화가 생겼다. 손가락은 악기와 활을 잡는..
2020.06.19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영광의 상처
처음 바이올린을 잡은 것은 일곱 살 때였다. 구불구불한 곡선, 앙증맞게 달린 검정 기둥들, 튕길 때마다 들려오는 다채로운 소리.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날, 두 살 많은 사촌 언니가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던 그 갈색 물건에 나는 마음을 온통 빼앗겨 버렸다. 언니의 악기를 냅다 뺏어 들고 이건 내가 가지겠다고 빽빽 우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악기를 처음 만난 바로 그다음 날부터, 온종일 바이올린과 함께했다. 먹을 때도, 잠들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바이올린을 끌어안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는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끊일 날이 없었다. 연주를 마친 방 안에는 항상 내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 한겨울에도 부채질하곤 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에는 변화가 생겼다. 손가락은 악기와 활을 잡는..
2020.06.19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서점이 사라졌다
서점이 사라지기 시작한 건 이월 말부터였다. 동네가 크진 않아서 다양한 분야의 서적보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제집 위주로 파는 서점이었다. 동네에 십 년 넘게 사는 나에게 터줏대감과 다르지 않았던 그곳. 일곱 살 때 이곳에 이사 올 때도 있었을 그곳. 거기에 다른 가게가 생기는 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오랫동안 무심코 지나왔었지만, 그곳엔 항상 그 서점이 있었다. 떠들썩한 햄버거 가게 위, 그러니까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원 바로 아래층에 그 서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서점이 사라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놓았다.’ 건물의 법칙에서는 사라진다는 걸 그렇게 부르곤 한다. 처음 그 서점에 갔을 때는 책을 사려고 간 게 아니었다. 언제 처음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건 확실하다. 나는 사 년..
2020.06.18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서점이 사라졌다
서점이 사라지기 시작한 건 이월 말부터였다. 동네가 크진 않아서 다양한 분야의 서적보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제집 위주로 파는 서점이었다. 동네에 십 년 넘게 사는 나에게 터줏대감과 다르지 않았던 그곳. 일곱 살 때 이곳에 이사 올 때도 있었을 그곳. 거기에 다른 가게가 생기는 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오랫동안 무심코 지나왔었지만, 그곳엔 항상 그 서점이 있었다. 떠들썩한 햄버거 가게 위, 그러니까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원 바로 아래층에 그 서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서점이 사라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놓았다.’ 건물의 법칙에서는 사라진다는 걸 그렇게 부르곤 한다. 처음 그 서점에 갔을 때는 책을 사려고 간 게 아니었다. 언제 처음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건 확실하다. 나는 사 년..
2020.06.18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특별상 - 꽃제비와 까마치
옆집은 되고 우리 집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우리 집과 같은 처마를 이고 사는 옆집에는 해마다 봄이면 제비가 날아들었다. 나는 둥지가 될 만한 틀을 만들어 처마 밑에 달았다. 제비는 다음 해에도 옆집으로 날아들었다. ‘흥부와 놀부’ 민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비는 내가 사는 곳에서 행운의 상징이었고 제비가 드는 집에 행운이 깃든다고 다들 믿었다. 놀부처럼 강제로 제비를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비가 든 집들을 보면 부러웠고 시샘이 났다. 제비를 만지면 ‘죄’를 탄다는 말도 있어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제비를 싫어했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는 사람도 제비가 될 수 있었다. 꽃제비. 공산 배급의 국가에서 ‘고난의 행군’으로 명한 경제난의 시기, 배급이 끊긴 일명 ‘미..
2020.06.18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특별상 - 꽃제비와 까마치
옆집은 되고 우리 집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우리 집과 같은 처마를 이고 사는 옆집에는 해마다 봄이면 제비가 날아들었다. 나는 둥지가 될 만한 틀을 만들어 처마 밑에 달았다. 제비는 다음 해에도 옆집으로 날아들었다. ‘흥부와 놀부’ 민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비는 내가 사는 곳에서 행운의 상징이었고 제비가 드는 집에 행운이 깃든다고 다들 믿었다. 놀부처럼 강제로 제비를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비가 든 집들을 보면 부러웠고 시샘이 났다. 제비를 만지면 ‘죄’를 탄다는 말도 있어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제비를 싫어했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는 사람도 제비가 될 수 있었다. 꽃제비. 공산 배급의 국가에서 ‘고난의 행군’으로 명한 경제난의 시기, 배급이 끊긴 일명 ‘미..
2020.06.18
현명한 데이트 통장 사용법! 비용은 아끼고 사랑은 불리자
사랑하는 연인과의 데이트.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지만, 비용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은 어느 커플한테나 한 번쯤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19년 미혼남녀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비용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트 비용으로 연인과 다툰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83.2%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서로 합의점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커플들도 있겠지만, 결제의 순간마다 아슬아슬 복잡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커플도 많다는 뜻이죠. 이런 커플들에게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데이트 통장’입니다. 데이트 통장이란, 데이트 비용으로 쓸 일정한 금액을 넣어 놓는 공동 통장인데요, 오늘은 데이트 통장의 장점과 현명하게 활용할 수 ..
2020.05.12 by 교보생명
라이프
현명한 데이트 통장 사용법! 비용은 아끼고 사랑은 불리자
사랑하는 연인과의 데이트.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지만, 비용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은 어느 커플한테나 한 번쯤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19년 미혼남녀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비용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트 비용으로 연인과 다툰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83.2%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서로 합의점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커플들도 있겠지만, 결제의 순간마다 아슬아슬 복잡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커플도 많다는 뜻이죠. 이런 커플들에게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데이트 통장’입니다. 데이트 통장이란, 데이트 비용으로 쓸 일정한 금액을 넣어 놓는 공동 통장인데요, 오늘은 데이트 통장의 장점과 현명하게 활용할 수 ..
2020.05.12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합니다!
교보생명이 여섯 번째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015년에 시작한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화문글판 봄편을 매년 게시하며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대학생 여러분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공모전을 통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의 주제는 생명, 순환, 희망 중 한 가지를 골라 써주시면 됩니다. 에세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본인의 경험이나 철학, 신념, 생각 등을 가볍게 글로 풀어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일기, 칼럼,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하시면 되니, 부담 없이 작성해보세요! 지난해 수상작을 보시면 도움이..
2020.03.02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합니다!
교보생명이 여섯 번째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015년에 시작한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화문글판 봄편을 매년 게시하며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대학생 여러분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공모전을 통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의 주제는 생명, 순환, 희망 중 한 가지를 골라 써주시면 됩니다. 에세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본인의 경험이나 철학, 신념, 생각 등을 가볍게 글로 풀어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일기, 칼럼,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하시면 되니, 부담 없이 작성해보세요! 지난해 수상작을 보시면 도움이..
2020.03.02
2020년을 시작하는 찐 대외활동 <교보생명 15기 대학생 기자단 모집>
교보생명 공식블로그 을 함께 만들어 나갈 대학생 기자단 15기를 모집합니다. 라이프, 금융, 캠퍼스 등 20대 트렌드를 즐거운 일상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매월 활동비과 함께 재미있는 교보생명 행사에 우선 참여 기회도 제공해요.아래 지원서를 다운 받아 작성 후 메일 (kyoboblog@daum.net)로 보내주시면 됩니다.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운영사무국(02-6958-1911) 혹은 kyoboblog@daum.net로 문의 가능합니다.글쓰기와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고 교보생명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 많이 지원해주세요!
2019.12.27 by 교보생명
뉴스룸
2020년을 시작하는 찐 대외활동 <교보생명 15기 대학생 기자단 모집>
교보생명 공식블로그 을 함께 만들어 나갈 대학생 기자단 15기를 모집합니다. 라이프, 금융, 캠퍼스 등 20대 트렌드를 즐거운 일상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매월 활동비과 함께 재미있는 교보생명 행사에 우선 참여 기회도 제공해요.아래 지원서를 다운 받아 작성 후 메일 (kyoboblog@daum.net)로 보내주시면 됩니다.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운영사무국(02-6958-1911) 혹은 kyoboblog@daum.net로 문의 가능합니다.글쓰기와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고 교보생명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 많이 지원해주세요!
2019.12.27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트레킹으로 ‘우리 함께’를 느낀 소중한 6일차
아시아 대장정 6일차, 다른 날보다 아침이 분주했습니다. 대장정 필수 코스인 트레킹을 할 준비때문인데요, 하바롭스크에서 대장정 대원들이 트레킹을 통해 흘린 땀방울과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다같이 으쌰으쌰, 아시아 대장정 트레킹! 오전 7시반. 호텔 로비에 모인 대원들이 서로의 배낭들을 조여주며 트레킹 준비를 마쳤습니다. 적지 않은 배낭 무게에 트레킹이 익숙치 않아 시작하는 발걸음이 무거웠고, 대원들의 얼굴도 금세 지친 듯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강한 완주 의지 속에 다같이 한마음으로 격려하며 걷다보니 곧 대원들 모두 조금씩 웃어가며 주위를 둘러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18기 아시아 대장정 기수인 김경석 대원이 든 깃발을 필두로 60명의 대원들은 질서정연하게 시내를 관통해 10km를 걸었습니다...
2019.09.04 by 교보생명
뉴스룸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트레킹으로 ‘우리 함께’를 느낀 소중한 6일차
아시아 대장정 6일차, 다른 날보다 아침이 분주했습니다. 대장정 필수 코스인 트레킹을 할 준비때문인데요, 하바롭스크에서 대장정 대원들이 트레킹을 통해 흘린 땀방울과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다같이 으쌰으쌰, 아시아 대장정 트레킹! 오전 7시반. 호텔 로비에 모인 대원들이 서로의 배낭들을 조여주며 트레킹 준비를 마쳤습니다. 적지 않은 배낭 무게에 트레킹이 익숙치 않아 시작하는 발걸음이 무거웠고, 대원들의 얼굴도 금세 지친 듯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강한 완주 의지 속에 다같이 한마음으로 격려하며 걷다보니 곧 대원들 모두 조금씩 웃어가며 주위를 둘러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18기 아시아 대장정 기수인 김경석 대원이 든 깃발을 필두로 60명의 대원들은 질서정연하게 시내를 관통해 10km를 걸었습니다...
2019.09.04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5일차, 하바롭스크와 아무르강변에서 느낀 민족의 피
어느덧 대장정의 5일차로 접어들며 서로 많이 친해진 60명의 대원들. 이들이 탄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11시간 반을 달려 하바롭스크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르 강에서 만난 김알렉산드라 밤새 달린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으로 발갛게 여명이 차오르는 동안, 대원들도 하나 둘 일어나 하루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열차 안 간이침대가 많이 비좁았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여전히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샤워시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페트병에 물을 받아 양치와 간단한 세수를 한 대원들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침을 먹은 후 바로 아무르 강으로 향했습니다. 첫 탐방지인 아무르강 전망대(우초스 전망대라고도 불림)는 김알렉산드라(김애림)를 비롯한 러시아 혁명가들의 처형 장소로 추측되는 곳입니다. 적군으로..
2019.09.04 by 교보생명
뉴스룸
2019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5일차, 하바롭스크와 아무르강변에서 느낀 민족의 피
어느덧 대장정의 5일차로 접어들며 서로 많이 친해진 60명의 대원들. 이들이 탄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11시간 반을 달려 하바롭스크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르 강에서 만난 김알렉산드라 밤새 달린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으로 발갛게 여명이 차오르는 동안, 대원들도 하나 둘 일어나 하루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열차 안 간이침대가 많이 비좁았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여전히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샤워시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페트병에 물을 받아 양치와 간단한 세수를 한 대원들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침을 먹은 후 바로 아무르 강으로 향했습니다. 첫 탐방지인 아무르강 전망대(우초스 전망대라고도 불림)는 김알렉산드라(김애림)를 비롯한 러시아 혁명가들의 처형 장소로 추측되는 곳입니다. 적군으로..
2019.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