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국적인 풍경, 바로 하늘만큼 높이 자란 야자수나무입니다. 따뜻하고 먼 남쪽 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야자수를 만나면 제주도에 왔음이 실감나는데요, 야자수 외에도 제주도에서는 육지에서 보기 힘든 가로수를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겨울에는 제주의 사시사철 푸른 가로수가 더 이색적으로 느껴지죠. 오늘은 제주에서는 흔하지만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가로수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게 뭔 나무야? 먼나무!

제일 먼저 소개해드릴 나무는 먼나무입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나무 중 하나인 먼나무는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수인데요, 난대성 기후에 적합한 나무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에서 가로수나 조경수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대부분의 나무가 푸른 색이라서 상록활엽수라는 것 자체로는 큰 매력이 없지만, 저는 제주도에서 첫 겨울을 보내는 동안 이 먼나무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탐스럽게 매달린 붉은 열매 때문인데요, 금방이라도 따 먹고 싶을 만큼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먼나무는 어떤 꽃나무보다 화려하게 제주도의 거리를 장식합니다. 아, 물론 먼나무 열매는 식용이 아니랍니다. 드시면 안돼요! 

먼나무는 5월경 꽃이 피고, 10월경 열매가 붉게 익습니다. 다음해 꽃이 필 때까지 이 붉은 열매와 푸른 잎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먼나무가 가득 심어진 거리를 걷다 보면 붉은 열매가 있는 나무와 열매가 하나도 달리지 않은 나무가 번갈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먼나무는 암수가 구분되는 나무이기 때문에 암나무에서만 열매가 맺히는 것이죠. 은행나무가 암수 나무가 구분되는 것과 같습니다. 


저처럼 육지에서 온 사람들은 차창 밖으로 보이는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가 신기해서 ‘저 나무는 뭔 나무예요?’라는 질문을 종종하는데, ‘먼나무!’라는 답이 돌아오면 모두 한바탕 웃기 마련입니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나무의 빨간 열매를 멀리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먼나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고, 나무 기둥과 줄기에 ‘먹물’ 같은 회색 반점이 있어서 먹나무(먹낭)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습니다 .


먼나무가 아름다운 대표적인 가로수길은 제주국립박물관 옆 사라봉 공원길입니다. 제주국립박물관과 우당도서관을 오른쪽에 두고 사라봉 공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먼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는데요, 사람도 차도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제주도에만 있어요! 특별한 담팔수

두 번째로 소개할 가로수는 담팔수입니다. 아마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담팔수는 담팔수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난대성 수종입니다. 담팔수의 북방한계선은 제주도까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나무랍니다.

 

자생지는 서귀포 천지연 폭포, 천제연 폭포 일대로, 군락이 형성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귀포시와 제주시에 가로수로 많이 보급되었는데요, 제주시에만 2,000그루 이상의 담팔수가 가로수로 조성되어 있어요.


이미지 출처: 제주 한라수목원 홈페이지 sumokwon.jeju.go.kr

담팔수 잎은 대체로 사시사철 푸르지만 이따금 붉게 단풍이 든 이파리가 한 두 개씩 섞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1년 동안 잎이 8번 떨어진다고 해서 ‘담팔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5월경에 흰색 꽃을 피우고, 열매는 가을에 검보라색으로 변합니다.

 이미지 출처: 제주 한라수목원 홈페이지 sumokwon.jeju.go.kr

제주시 대표적인 담팔수 거리는 신제주로터리부터 영실 입구까지 이르는 신대로 800m 구간입니다. 1970년대 제주공항 건설 당시 담팔수가 심어져, 수령이 40년이 된 담팔수가 위용을 자랑하는 거리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 해 전부터 병충해와 이상기후로 인해 담팔수 가로수 일부가 고사하고 있어요. 현재 다방면의 조사와 연구로 담팔수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하루 빨리 제주의 담팔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함께 응원해 주세요. 


#위풍당당 후박나무

세 번째로 소개할 가로수는 후박나무입니다. 녹나무과에 속하는 후박나무는 싱그럽고 풍성한 푸른 잎으로 제주에서 특히 사랑받는 가로수인데요, 제주도, 울릉도, 경상남도, 전라남도를 비롯해 남쪽 섬 지방에 주로 분포합니다. 후박나무는 키가 20m, 둘레가 6m까지 거대하게 자랄 수 있어서 웅장한 수형과 반들반들한 잎이 특징입니다.

전형적인 바닷가 어촌마을에는 옛날부터 후박나무 아래 제당을 짓고 풍어와 어민들의 무사기환을 기원하는 곳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위풍당당 우람한 후박나무를 보고 있으면 이 나무를 당산나무로 삼아 마을의 안녕을 바라던 옛 제주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먼나무, 담팔수, 후박나무는 멀리서 봐서는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해 보입니다. 세 가지 나무 모두 회갈색 매끈한 나무 기둥과 풍성한 진초록의 잎을 가지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 확인하기 전에는 헷갈리기 십상이예요. 그렇지만 제주도에서 만나는 잎이 가득한 상록수는 먼나무, 담팔수, 후박나무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많으니, 함께 여행하는 분들께 아는 척 한 번 해보세요. 


# 맛은 없어도 귤은 귤! 하귤

이번에 소개해 드릴 나무는 제주 관공서나 주요 관광지 입구에 제주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는 하귤입니다. 


하귤은 대규모로 재배하지는 않고 예로부터 마당이나 밭 귀퉁이에 한 두 그루를 심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감나무나 살구나무처럼 마당 한 켠을 차지하면서 정원수와 과실수 역할을 하는, 제주인들의 삶 속에 가장 가까운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제주관광정보 공식사이트 www.visitjeju.net

여름에 먹는 귤이라는 뜻의 하귤은 제주 자몽이라고도 불립니다. 자몽처럼 크고, 껍질이 두꺼우며 신맛이 강하기 때문인데요, 보통 5월경에 수확을 합니다.

 

이미지 출처: 제주관광정보 공식사이트 www.visitjeju.net

하귤은 단맛보다는 신맛과 쓴맛이 강해 주로 과일청을 담아 차로 마십니다. 상큼한 시트러스 향과 시고 씁쓸한 맛이 이색적인데요, 제주 사람들은 하귤을 임산부가 먹는 귤이라고도 합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하귤에 한번 도전해보세요!


# 이국적인 제주도의 멋, 야자수와 소철

마지막으로 소개할 나무는 빠지면 섭섭한 야자수입니다. 종려나무라고도 합니다. 

 

열대, 아열대 지역을 여행할 때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등공신이 바로 야자수인데요,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제주도라고 해도 열대나 아열대 지역만큼 따뜻하지는 않기 때문에 발육상태가 좋지 않은 야자수도 종종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관광지 분위기 연출을 위해 생육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야자수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겠지요.

 

최근까지 저도 덜 자란 야자수라고 생각했던 나무는 사실 야자수가 아니라 소철이었어요. 제주에서 건물 입구, 정원,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수이자 가로수입니다. 

소철은 일본과 중국 남부지역,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 등지에 주로 서식하는 나무로, 생명력이 아주 강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해서 소철꽃을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도 있답니다. 


지금까지 육지에서는 드물지만 제주도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나무에 관심이 많은 편인 저 역시 이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어요. 이 나무들과 함께 살아온 제주 사람, 제주 문화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여러분도 제주도를 방문하실 때 제주의 나무들에도 한번 관심을 가져보세요. 색다른 여행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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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창민 2019.04.14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자나무 중 첫번째 사진은 카나리야자, 두번째 사진은 와싱턴야자 같네요.
    종려나무는 일본이 원산지고 나무기둥 전체가 털같은게 가득 나 있는 야자나무 이름이라 묶어서 다른 야자나무를 종려나무라고 하면 안될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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