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만 보지 말아요, 위를 보아요. 광화문글판이 당신을 위로합니다! 광화문글판,2011년
2011년 봄편, 이진명 우이동 삼각산 도선사 입구 귀퉁이 뻘건 플라스틱 동이에 몇다발 꽃을 놓고 파는 데가 있다 산 오르려고 배낭에 도시락까지 싸오긴 했지만 오늘은 산도 싫다 예닐곱 시간씩 잘도 걷는 나지만 종점에서 예까지 삼십분을 걸어왔지만 오늘 운동을 됐다 그만두자 산이라고 언제나 산인 것도 아니지 젠장 오늘은 산도 싫구나 산이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도선사 한바퀴 돌고 그냥 내려가자 그런 심보로 도선사 한바퀴 돌고 내려왔는데 꽃 파는 데를 막 지나쳤는데 꽃, 꽃이, 꽃이로구나 꽃이란 이름은 얼마나 꽃에 맞는 이름인가 꽃이란 이름 아니면 어떻게 꽃을 꽃이라 부를 수 있었겠는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은 것, 그것이 꽃 아니겠는가 몸 돌려 꽃 파..
2014.08.27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땅만 보지 말아요, 위를 보아요. 광화문글판이 당신을 위로합니다! 광화문글판,2011년
2011년 봄편, 이진명 우이동 삼각산 도선사 입구 귀퉁이 뻘건 플라스틱 동이에 몇다발 꽃을 놓고 파는 데가 있다 산 오르려고 배낭에 도시락까지 싸오긴 했지만 오늘은 산도 싫다 예닐곱 시간씩 잘도 걷는 나지만 종점에서 예까지 삼십분을 걸어왔지만 오늘 운동을 됐다 그만두자 산이라고 언제나 산인 것도 아니지 젠장 오늘은 산도 싫구나 산이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도선사 한바퀴 돌고 그냥 내려가자 그런 심보로 도선사 한바퀴 돌고 내려왔는데 꽃 파는 데를 막 지나쳤는데 꽃, 꽃이, 꽃이로구나 꽃이란 이름은 얼마나 꽃에 맞는 이름인가 꽃이란 이름 아니면 어떻게 꽃을 꽃이라 부를 수 있었겠는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 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별안간 꽃이 사고 싶은 것, 그것이 꽃 아니겠는가 몸 돌려 꽃 파..
2014.08.27
광화문글판, 2010년편에는 어떤 글귀가? 함께 만나보아요!
2010년 봄편, 장석남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어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장석남, 2010년 여름편, 키비의 힙합곡 (후렴) 헝클어진 이불은 그대로 설거지 거리는 어제보다 두 배로 어지간히 먼지 쌓인 방구석을 보고 있는 것 만해도 상당히 괴로워 실은 난 이른 아침, 누군가의 목소리에 이불안에서 빠져나온 기억이 거의 없어 누군가 내게 간단한 아침을 해준다거나 술기운에 잠들었던 속 쓰린 내게 기운 내라며 북엇국을 내주는 달콤한 상상 (그 발칙한 착각!) 뭐 이쯤은 괜찮잖아!? 음악을 더 높이며, 잠들기 전 미명 그 혼자..
2014.08.26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광화문글판, 2010년편에는 어떤 글귀가? 함께 만나보아요!
2010년 봄편, 장석남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어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장석남, 2010년 여름편, 키비의 힙합곡 (후렴) 헝클어진 이불은 그대로 설거지 거리는 어제보다 두 배로 어지간히 먼지 쌓인 방구석을 보고 있는 것 만해도 상당히 괴로워 실은 난 이른 아침, 누군가의 목소리에 이불안에서 빠져나온 기억이 거의 없어 누군가 내게 간단한 아침을 해준다거나 술기운에 잠들었던 속 쓰린 내게 기운 내라며 북엇국을 내주는 달콤한 상상 (그 발칙한 착각!) 뭐 이쯤은 괜찮잖아!? 음악을 더 높이며, 잠들기 전 미명 그 혼자..
2014.08.26
기억에 남는 광화문글판, 2009년
2009년 봄편, 코바야시 이싸(小林一茶)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이건 봄비가 아닌가 코바야시 이싸(小林一茶), 2009년 여름편, 조정권 물고기야 뛰어 올라라 최초의 감동을 나는 붙잡겠다 물고기야 힘껏 뛰어 올라라 풀바닥 위에다가 나는 너를 메다치겠다 폭포 줄기 끌어내려 네 눈알을 매우 치겠다 매우 치겠다 조정권, 2009년 가을편,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동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2009년 겨울편,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
2014.08.26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기억에 남는 광화문글판, 2009년
2009년 봄편, 코바야시 이싸(小林一茶)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이건 봄비가 아닌가 코바야시 이싸(小林一茶), 2009년 여름편, 조정권 물고기야 뛰어 올라라 최초의 감동을 나는 붙잡겠다 물고기야 힘껏 뛰어 올라라 풀바닥 위에다가 나는 너를 메다치겠다 폭포 줄기 끌어내려 네 눈알을 매우 치겠다 매우 치겠다 조정권, 2009년 가을편,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동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2009년 겨울편,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
2014.08.26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광화문글판, 2008년
2008년 봄편, 파블로 네루다 하루가 지나면 우린 만날 것이다 그러다 하루 동안 사물들은 자라고, 거리에선 포도가 팔리며, 토마토 껍질이 변한다. 또 네가 좋아하던 소녀는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체부를 바꿔버렸다. 이제 편지는 예전의 그 편지가 아니다. 몇 개의 황금빛 잎사귀, 다른 나무다. 이 나무는 이제 넉넉한 나무다. 옛 껍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대지가 그토록 변한다고 누가 우리에게 말해주랴? 대지는 어제부터 더 많은 화산을 가졌고, 하늘은 새로운 구름들을 가지고 있다. 도 강물은 어제와 다르게 흐른다.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건설되는 가! 나는 도로와 건물들, 배나 바이올린처럼 맑고 긴 교량의 낙성식에 수없이 참석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인사를 하고 화사한 네..
2014.08.25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광화문글판, 2008년
2008년 봄편, 파블로 네루다 하루가 지나면 우린 만날 것이다 그러다 하루 동안 사물들은 자라고, 거리에선 포도가 팔리며, 토마토 껍질이 변한다. 또 네가 좋아하던 소녀는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체부를 바꿔버렸다. 이제 편지는 예전의 그 편지가 아니다. 몇 개의 황금빛 잎사귀, 다른 나무다. 이 나무는 이제 넉넉한 나무다. 옛 껍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대지가 그토록 변한다고 누가 우리에게 말해주랴? 대지는 어제부터 더 많은 화산을 가졌고, 하늘은 새로운 구름들을 가지고 있다. 도 강물은 어제와 다르게 흐른다.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건설되는 가! 나는 도로와 건물들, 배나 바이올린처럼 맑고 긴 교량의 낙성식에 수없이 참석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인사를 하고 화사한 네..
2014.08.25
따뜻한 글귀 광화문글판, 2007년
2007년 봄편, 헤르만 헤세 어느 소년 소녀들이나 알고 있다. 봄이 말하는 것을. 살아라, 자라나라 피어나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움트게 하라. 몸을 던져 삶을 두려워 말아라! 늙은이들은 모두 봄이 소곤거리는 것을 알아듣는다. 늙은이여, 땅 속에 묻혀라. 씩씩한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 몸을 내던지고, 죽음을 겁내지 마라! 헤르만 헤세, 2007년 여름편, 이시영 내 마음의 초록 숲이 굽이치며 달려가는 곳 거기에 아슬히 바다는 있어라 뜀뛰는 가슴의 너는 있어라 이시영, 2007년 가을편,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제가..
2014.08.25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따뜻한 글귀 광화문글판, 2007년
2007년 봄편, 헤르만 헤세 어느 소년 소녀들이나 알고 있다. 봄이 말하는 것을. 살아라, 자라나라 피어나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움트게 하라. 몸을 던져 삶을 두려워 말아라! 늙은이들은 모두 봄이 소곤거리는 것을 알아듣는다. 늙은이여, 땅 속에 묻혀라. 씩씩한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 몸을 내던지고, 죽음을 겁내지 마라! 헤르만 헤세, 2007년 여름편, 이시영 내 마음의 초록 숲이 굽이치며 달려가는 곳 거기에 아슬히 바다는 있어라 뜀뛰는 가슴의 너는 있어라 이시영, 2007년 가을편,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제가..
2014.08.25
광화문글판 2014 가을편 디자인공모전
계절마다 '광화문글판'이라는 이름으로 새 글귀를 내걸어온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여 '2014 가을편 디자인공모'를 진행합니다. 가을편 문안에 어울리면서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 공모에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4.07.17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광화문글판 2014 가을편 디자인공모전
계절마다 '광화문글판'이라는 이름으로 새 글귀를 내걸어온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여 '2014 가을편 디자인공모'를 진행합니다. 가을편 문안에 어울리면서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 공모에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4.07.17
계절의 이야기를 뚜렷이 담은, 광화문글판 : 2006년
2006년 봄편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2006년 여름편 : 창작 시인 신해욱 2006년 가을편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2014.06.16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계절의 이야기를 뚜렷이 담은, 광화문글판 : 2006년
2006년 봄편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2006년 여름편 : 창작 시인 신해욱 2006년 가을편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2014.06.16
따뜻한 글귀 모음, 광화문글판 : 2005년
2005년 봄편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2005년 여름편 : 김동규 운명 기쁨도 슬픔도 가거라 폭풍이 몰아친다 오, 폭풍이 몰아친다 이 넋의 고요. 인연 사랑이 식기 전에 가야 하는 것을 낙엽 지면, 찬 서리 내리는 것을 당부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보이리 길이. 2005년 가을편 : 마종기 우리가 모..
2014.06.13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따뜻한 글귀 모음, 광화문글판 : 2005년
2005년 봄편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2005년 여름편 : 김동규 운명 기쁨도 슬픔도 가거라 폭풍이 몰아친다 오, 폭풍이 몰아친다 이 넋의 고요. 인연 사랑이 식기 전에 가야 하는 것을 낙엽 지면, 찬 서리 내리는 것을 당부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보이리 길이. 2005년 가을편 : 마종기 우리가 모..
201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