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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가위 없는 실타래
큰아빠가 우악스러운 손으로 나를 잡아다가 영정사진 앞에다 세웠다. 보라고, 네 아비 얼굴을 잘 들여다보라고. 아마 모를 것이다. 부모와 남으로 지내본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건 거울 속 내 얼굴이 말을 거는 것만큼 생경하다. 닮은 얼굴이 액자 하나에 갇혀있는 걸 보는 일. 그게 엄청나게 슬프다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것. 모든 게 스물하나 먹은 내게는 버거웠다. 울지 않았다. 혼자 나를 키워낸 엄마의 노고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았다. 아빠가 죽고 나서야 나타난 나는 그야말로 돌아온 탕아였고, 나는 몹시도 비정해 보이고 싶었다. 그를 기억하는 두 언니가 우는 동안 나는 가만히 서 있었다. 눈앞에서 뼈가 가루가 됐다. 사람이 죽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
2020.06.19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가위 없는 실타래
큰아빠가 우악스러운 손으로 나를 잡아다가 영정사진 앞에다 세웠다. 보라고, 네 아비 얼굴을 잘 들여다보라고. 아마 모를 것이다. 부모와 남으로 지내본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건 거울 속 내 얼굴이 말을 거는 것만큼 생경하다. 닮은 얼굴이 액자 하나에 갇혀있는 걸 보는 일. 그게 엄청나게 슬프다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것. 모든 게 스물하나 먹은 내게는 버거웠다. 울지 않았다. 혼자 나를 키워낸 엄마의 노고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았다. 아빠가 죽고 나서야 나타난 나는 그야말로 돌아온 탕아였고, 나는 몹시도 비정해 보이고 싶었다. 그를 기억하는 두 언니가 우는 동안 나는 가만히 서 있었다. 눈앞에서 뼈가 가루가 됐다. 사람이 죽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
2020.06.19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희망을 틔우는 화분
반복되는 일상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 그리고 그로 인한 두려움. 이것이 수험생들의 삶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새벽에 일어나 다시 새벽에 잠들기까지, 고등학생들은 오로지 입시만을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그렇게 여느 날과 같이 공부만 하던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이상한 임무가 주어졌다. “미션, 새싹을 틔워라!” 고등학교 3학년 첫 생명과학 수업 때였다. 문과 학생들에게 과학이란, 흥미롭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섬과 같았다. 우리는 책을 펼치기도 전부터 과학에 거리감을 느꼈다. 그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선생님의 말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과학은 어렵지 않다. ‘생명과학’이라는 교과명에 충실하게, 올해 우리는 각자 생명 하나씩을 키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생명과학 성..
2020.06.19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희망을 틔우는 화분
반복되는 일상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 그리고 그로 인한 두려움. 이것이 수험생들의 삶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새벽에 일어나 다시 새벽에 잠들기까지, 고등학생들은 오로지 입시만을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그렇게 여느 날과 같이 공부만 하던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이상한 임무가 주어졌다. “미션, 새싹을 틔워라!” 고등학교 3학년 첫 생명과학 수업 때였다. 문과 학생들에게 과학이란, 흥미롭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섬과 같았다. 우리는 책을 펼치기도 전부터 과학에 거리감을 느꼈다. 그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선생님의 말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과학은 어렵지 않다. ‘생명과학’이라는 교과명에 충실하게, 올해 우리는 각자 생명 하나씩을 키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생명과학 성..
2020.06.19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특별상 - 꽃제비와 까마치
옆집은 되고 우리 집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우리 집과 같은 처마를 이고 사는 옆집에는 해마다 봄이면 제비가 날아들었다. 나는 둥지가 될 만한 틀을 만들어 처마 밑에 달았다. 제비는 다음 해에도 옆집으로 날아들었다. ‘흥부와 놀부’ 민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비는 내가 사는 곳에서 행운의 상징이었고 제비가 드는 집에 행운이 깃든다고 다들 믿었다. 놀부처럼 강제로 제비를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비가 든 집들을 보면 부러웠고 시샘이 났다. 제비를 만지면 ‘죄’를 탄다는 말도 있어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제비를 싫어했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는 사람도 제비가 될 수 있었다. 꽃제비. 공산 배급의 국가에서 ‘고난의 행군’으로 명한 경제난의 시기, 배급이 끊긴 일명 ‘미..
2020.06.18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특별상 - 꽃제비와 까마치
옆집은 되고 우리 집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우리 집과 같은 처마를 이고 사는 옆집에는 해마다 봄이면 제비가 날아들었다. 나는 둥지가 될 만한 틀을 만들어 처마 밑에 달았다. 제비는 다음 해에도 옆집으로 날아들었다. ‘흥부와 놀부’ 민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비는 내가 사는 곳에서 행운의 상징이었고 제비가 드는 집에 행운이 깃든다고 다들 믿었다. 놀부처럼 강제로 제비를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비가 든 집들을 보면 부러웠고 시샘이 났다. 제비를 만지면 ‘죄’를 탄다는 말도 있어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제비를 싫어했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는 사람도 제비가 될 수 있었다. 꽃제비. 공산 배급의 국가에서 ‘고난의 행군’으로 명한 경제난의 시기, 배급이 끊긴 일명 ‘미..
2020.06.18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0년’ 맞아 시민과 함께 만든다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0년’ 맞아 시민과 함께 만든다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 개최... 오는 9월 선보여 기념전시회, 이벤트 등 다양한 시민 참여 기념행사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감 어린 글귀로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온 광화문글판이 어느새 서른 살이 됐습니다.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30년을 맞아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광화문글판 30년을 기념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공모 주제는 '삶', ‘성숙’을 잘 표현한 30자 이하 글귀로, 창작글이나 기존에 발표된 글(시, 소설, 수필, 노래가사 등)을 발췌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
2020.05.18 by 교보생명
뉴스룸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0년’ 맞아 시민과 함께 만든다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30년’ 맞아 시민과 함께 만든다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 개최... 오는 9월 선보여 기념전시회, 이벤트 등 다양한 시민 참여 기념행사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감 어린 글귀로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온 광화문글판이 어느새 서른 살이 됐습니다.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30년을 맞아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광화문글판 30년을 기념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공모 주제는 '삶', ‘성숙’을 잘 표현한 30자 이하 글귀로, 창작글이나 기존에 발표된 글(시, 소설, 수필, 노래가사 등)을 발췌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
2020.05.18
[이벤트 종료] 삶의 한 문장,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
1991년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지 30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윤동주, 정현종, 천양희, 정호승 등 국내 시인부터 공자, 헤르만 헤세, 파블로 네루다 등 동서양의 현인과 시인들의 글귀가 우리들의 마음에 한 줄기 바람이 되어 흘렀습니다. 우리 삶의 배경이 되어 온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30년을 맞아 고객들께 한 걸음 다가가려 합니다. 고객님의 마음을 울렸던 한 문장을 나눠주세요. 광화문글판으로 더 많은 분께 그 울림을 전하고 싶습니다.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 응모하기
2020.05.13 by 교보생명
뉴스룸
[이벤트 종료] 삶의 한 문장,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전
1991년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지 30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윤동주, 정현종, 천양희, 정호승 등 국내 시인부터 공자, 헤르만 헤세, 파블로 네루다 등 동서양의 현인과 시인들의 글귀가 우리들의 마음에 한 줄기 바람이 되어 흘렀습니다. 우리 삶의 배경이 되어 온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30년을 맞아 고객들께 한 걸음 다가가려 합니다. 고객님의 마음을 울렸던 한 문장을 나눠주세요. 광화문글판으로 더 많은 분께 그 울림을 전하고 싶습니다. >광화문글판 30년 기념 문안 공모 응모하기
2020.05.13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합니다!
교보생명이 여섯 번째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015년에 시작한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화문글판 봄편을 매년 게시하며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대학생 여러분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공모전을 통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의 주제는 생명, 순환, 희망 중 한 가지를 골라 써주시면 됩니다. 에세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본인의 경험이나 철학, 신념, 생각 등을 가볍게 글로 풀어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일기, 칼럼,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하시면 되니, 부담 없이 작성해보세요! 지난해 수상작을 보시면 도움이..
2020.03.02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합니다!
교보생명이 여섯 번째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015년에 시작한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화문글판 봄편을 매년 게시하며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대학생 여러분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공모전을 통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2020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의 주제는 생명, 순환, 희망 중 한 가지를 골라 써주시면 됩니다. 에세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본인의 경험이나 철학, 신념, 생각 등을 가볍게 글로 풀어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일기, 칼럼,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하시면 되니, 부담 없이 작성해보세요! 지난해 수상작을 보시면 도움이..
2020.03.02
7개의 시각, 7개의 광화문글판, 2019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이제는 많은 지자체와 기업들이 따라하긴 하지만 1991년에 시작될 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계절 변화에 따라 전국 교보생명 빌딩이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죠. 그냥 옷을 바꿔 입은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계몽적인 문구에서 외환위기의 절망을 계기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를 알리는 따뜻한 소식통, 바로 교보생명빌딩에 걸리는 광화문글판이 그 주인공입니다. ‘유사품(?)’이 많긴 하지만 가로 20미터, 세로 8미터 크기의 대형 외부 광고판인 광화문글판은 여전히 독보적인 크기와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9월엔 대학생 손에서 탄생하는 광화문글판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가..
2019.09.09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7개의 시각, 7개의 광화문글판, 2019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
이제는 많은 지자체와 기업들이 따라하긴 하지만 1991년에 시작될 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계절 변화에 따라 전국 교보생명 빌딩이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죠. 그냥 옷을 바꿔 입은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계몽적인 문구에서 외환위기의 절망을 계기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를 알리는 따뜻한 소식통, 바로 교보생명빌딩에 걸리는 광화문글판이 그 주인공입니다. ‘유사품(?)’이 많긴 하지만 가로 20미터, 세로 8미터 크기의 대형 외부 광고판인 광화문글판은 여전히 독보적인 크기와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9월엔 대학생 손에서 탄생하는 광화문글판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가..
2019.09.09
[이벤트 종료] 내가 쓰는 광화문글판 '겨울편' 이벤트
광화문글판은 지난 1991년부터 희망과 위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는데요.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글귀로 여러분께 감동을 선사하는 광화문글판이 겨울을 준비합니다.새하얀 눈이 세상을 소복소복 덮어주는 아름다운 겨울을 떠올려보며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에 들어갈 글귀를 추천해주세요.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 공모 응모하기 위 링크를 클릭하여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을 남겨주세요. 멋진 글귀를 추천해주신분들을 선정해 교보생명에서 준비한 소정의 상품을 증정해드립니다. 이벤트 기간은 2019년 9월 22일(일)까지입니다.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09.05 by 교보생명
뉴스룸
[이벤트 종료] 내가 쓰는 광화문글판 '겨울편' 이벤트
광화문글판은 지난 1991년부터 희망과 위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는데요.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글귀로 여러분께 감동을 선사하는 광화문글판이 겨울을 준비합니다.새하얀 눈이 세상을 소복소복 덮어주는 아름다운 겨울을 떠올려보며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에 들어갈 글귀를 추천해주세요.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 공모 응모하기 위 링크를 클릭하여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을 남겨주세요. 멋진 글귀를 추천해주신분들을 선정해 교보생명에서 준비한 소정의 상품을 증정해드립니다. 이벤트 기간은 2019년 9월 22일(일)까지입니다.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