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버스는 낭만을 싣고
“7022번, 472번, 172번 버스가 곧 도착합니다.”귀에 딱지가 지도록 4년 내내 들어온 소리다.내 통학 길은 편도 1시간 반, 왕복으로 약 3시간에 육박하는 긴 길이다. 4년 동안 월, 화, 수, 목, 금요일 주 5일을 통학한다고 치면 960시간에 이르는 긴 시간이기도 하다. 통학하는 시간은 학교생활 중 어쩌면 그리 중요하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훗날 내가 대학생활을 기억한다면 절대 빠뜨릴 수 없을 시간 역시 통학 길이다.버스는 언제나 노선도를 따라 같은 길을 달린다. 자연히 나 역시 언제나 같은 풍경을 본다. 흘러가는 물결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 옆으론 차들이 쌩쌩 스쳐 지나가고, 건물들은 크고 작은 창문을 눈처럼 멀뚱거리고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본다. 처음 대학에 합격해..
2017.05.22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버스는 낭만을 싣고
“7022번, 472번, 172번 버스가 곧 도착합니다.”귀에 딱지가 지도록 4년 내내 들어온 소리다.내 통학 길은 편도 1시간 반, 왕복으로 약 3시간에 육박하는 긴 길이다. 4년 동안 월, 화, 수, 목, 금요일 주 5일을 통학한다고 치면 960시간에 이르는 긴 시간이기도 하다. 통학하는 시간은 학교생활 중 어쩌면 그리 중요하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훗날 내가 대학생활을 기억한다면 절대 빠뜨릴 수 없을 시간 역시 통학 길이다.버스는 언제나 노선도를 따라 같은 길을 달린다. 자연히 나 역시 언제나 같은 풍경을 본다. 흘러가는 물결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 옆으론 차들이 쌩쌩 스쳐 지나가고, 건물들은 크고 작은 창문을 눈처럼 멀뚱거리고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본다. 처음 대학에 합격해..
2017.05.22
숨겨진 시흥의 보석, 시흥 갯골생태공원
공장도시 이미지가 시흥에 숨겨진 보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갯골생태공원인데요. 잔디밭에 돗자리 펴 놓고 도시락을 먹으며 자전거를 타는 평범한 공원이 아니에요. 갯골생태공원이 가진 매력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시흥, 경기 중서부의 라이징 선 경기도 ‘시흥’ 하면 시화공단, 오이도, 물왕저수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사실 저도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오이도가 행정구역상으로 시흥시에 속하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어요. 그만큼 시흥은 공업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시흥시에는 시화공업단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근교 바다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월곶 포구와 오이도 그리고 국가 단위 간척사업의 일환이었던 시화방조제까지 모두 시흥시 명소예요. 최근 10년 동안 시흥시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배곧신도시 및..
2017.05.22 by 교보생명
라이프
숨겨진 시흥의 보석, 시흥 갯골생태공원
공장도시 이미지가 시흥에 숨겨진 보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갯골생태공원인데요. 잔디밭에 돗자리 펴 놓고 도시락을 먹으며 자전거를 타는 평범한 공원이 아니에요. 갯골생태공원이 가진 매력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시흥, 경기 중서부의 라이징 선 경기도 ‘시흥’ 하면 시화공단, 오이도, 물왕저수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사실 저도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오이도가 행정구역상으로 시흥시에 속하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어요. 그만큼 시흥은 공업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시흥시에는 시화공업단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근교 바다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월곶 포구와 오이도 그리고 국가 단위 간척사업의 일환이었던 시화방조제까지 모두 시흥시 명소예요. 최근 10년 동안 시흥시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배곧신도시 및..
2017.05.22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창 밖 풍경이 기록하는 시작의 의미
문득 바라본 도서관 창밖 풍경은 봄이 가득하다. 편의점에서 카레 볶음밥을 사 먹은 누군가의 “진짜 인도산 카레 알갱이 같아.”라는 썰렁한 농담과 함께 노란 산수유가 순식간에 번지더니 백목련이 멍울멍울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것이다.얼마 전까지 저 허공은 척추측만증 환자처럼 삐딱하게, 벌거벗은 나무 몇 그루가 혹한에 떨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도서관 내부는 무기력과 피로가 섞인 공기가 떠다녔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희망 없음’의 공포가 출몰했다.취업을 위한 몇 차례의 휴학과 복학이 통과의례가 돼 버린 지 오래.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이곳은 늘 추웠다. 불안감에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기침해 댔고 환절기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보따리를 쌌다. 식재(植栽)된 것처럼 인간으로서 누려야..
2017.05.20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창 밖 풍경이 기록하는 시작의 의미
문득 바라본 도서관 창밖 풍경은 봄이 가득하다. 편의점에서 카레 볶음밥을 사 먹은 누군가의 “진짜 인도산 카레 알갱이 같아.”라는 썰렁한 농담과 함께 노란 산수유가 순식간에 번지더니 백목련이 멍울멍울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것이다.얼마 전까지 저 허공은 척추측만증 환자처럼 삐딱하게, 벌거벗은 나무 몇 그루가 혹한에 떨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도서관 내부는 무기력과 피로가 섞인 공기가 떠다녔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희망 없음’의 공포가 출몰했다.취업을 위한 몇 차례의 휴학과 복학이 통과의례가 돼 버린 지 오래.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이곳은 늘 추웠다. 불안감에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기침해 댔고 환절기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보따리를 쌌다. 식재(植栽)된 것처럼 인간으로서 누려야..
2017.05.20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이란성 쌍둥이, 끝과 시작
전공 수업 첫날, 교수님은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질문하셨다. “졸업이 영어로 뭐죠?”우리는 답했다. “Graduation입니다.”‘졸업하다’라는 동사 graduate에 명사 접미사 -tion을 붙여 만든 graduation. 완벽한 정답이었다. 시시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단어를 왜 물어보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교수님은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으로 눈만 깜빡거리셨다.그때,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동기가 번쩍 손을 들고 말했다. “Commencement.”그제야 교수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보였다.나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기에, 얼른 휴대전화로 사전을 검색했다. ‘(명) Commencement, 1. 시작 2. 졸업’졸업은 끝이지만 동시에 시작이라는 건 논리적으론 모순이다...
2017.05.20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이란성 쌍둥이, 끝과 시작
전공 수업 첫날, 교수님은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질문하셨다. “졸업이 영어로 뭐죠?”우리는 답했다. “Graduation입니다.”‘졸업하다’라는 동사 graduate에 명사 접미사 -tion을 붙여 만든 graduation. 완벽한 정답이었다. 시시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단어를 왜 물어보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교수님은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으로 눈만 깜빡거리셨다.그때,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동기가 번쩍 손을 들고 말했다. “Commencement.”그제야 교수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보였다.나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기에, 얼른 휴대전화로 사전을 검색했다. ‘(명) Commencement, 1. 시작 2. 졸업’졸업은 끝이지만 동시에 시작이라는 건 논리적으론 모순이다...
2017.05.20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나의 엄마 김성옥
쑥을 캐는 것은 우리의 봄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꽃보다, 나무 이파리보다 먼저 피었던 것은, 자동차가 굴러다니는 아스팔트 도롯가 옆 잡초같이 초라하게 나 있는 쑥이었다. 날이 풀리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 땀에 젖은 두꺼운 옷이 차가운 한기와 만나 꿉꿉한 기분을 느낄 때가 되면 그제야 겨울이 끝나감을 알았다. 그런 나에게 엄마가 “유림아, 아까 보니까 쑥이 많이 나 있더라. 캐러 갈까?”하고 말할 때가 되면, 그때부터가 진정 나에겐 봄이었다.아직은 겨울옷을 장롱 안에 고이 모셔두지 못할 날씨였기만 엄마와 나는 대충 얇은 옷을 두세 장 걸치고, 바지 주머니 한편에는 검정 비닐봉지를 구겨 넣고, 한 손에는 쑥을 캘 커터 칼을 꼭 쥐고 ..
2017.05.20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나의 엄마 김성옥
쑥을 캐는 것은 우리의 봄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꽃보다, 나무 이파리보다 먼저 피었던 것은, 자동차가 굴러다니는 아스팔트 도롯가 옆 잡초같이 초라하게 나 있는 쑥이었다. 날이 풀리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 땀에 젖은 두꺼운 옷이 차가운 한기와 만나 꿉꿉한 기분을 느낄 때가 되면 그제야 겨울이 끝나감을 알았다. 그런 나에게 엄마가 “유림아, 아까 보니까 쑥이 많이 나 있더라. 캐러 갈까?”하고 말할 때가 되면, 그때부터가 진정 나에겐 봄이었다.아직은 겨울옷을 장롱 안에 고이 모셔두지 못할 날씨였기만 엄마와 나는 대충 얇은 옷을 두세 장 걸치고, 바지 주머니 한편에는 검정 비닐봉지를 구겨 넣고, 한 손에는 쑥을 캘 커터 칼을 꼭 쥐고 ..
2017.05.20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실손의료보험 해부하기
2017.05.19 by 교보생명
라이프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실손의료보험 해부하기
2017.05.19
동묘 구제시장만 가니? 난 진짜 동묘 간다!
흔히 ‘동묘’하면 동묘구제시장을 많이 찾으시는데요. ‘동묘’는 누구의 묘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동묘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의리남을 모시는 동묘로 함께 떠나보시죠! 서울 동묘공원가는 법 동묘공원은 지하철 1호선, 6호선 동묘역에서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여요. 동묘공원 앞에도 구제시장이 열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분주한데요. 동묘공원을 둘러본 후 요즘 인기 있는 구제시장도 구경해보세요! 동묘 이야기, 동묘가 세워진 시대 속으로 보물 제142호로 지정되어 있는 동묘의 주인공은 바로 『삼국지』의 영웅 관우(關羽)입니다. 동묘는 관우를 모시는 묘우(廟宇)로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영웅도 아닌 관우를..
2017.05.19 by 교보생명
라이프
동묘 구제시장만 가니? 난 진짜 동묘 간다!
흔히 ‘동묘’하면 동묘구제시장을 많이 찾으시는데요. ‘동묘’는 누구의 묘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동묘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의리남을 모시는 동묘로 함께 떠나보시죠! 서울 동묘공원가는 법 동묘공원은 지하철 1호선, 6호선 동묘역에서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여요. 동묘공원 앞에도 구제시장이 열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분주한데요. 동묘공원을 둘러본 후 요즘 인기 있는 구제시장도 구경해보세요! 동묘 이야기, 동묘가 세워진 시대 속으로 보물 제142호로 지정되어 있는 동묘의 주인공은 바로 『삼국지』의 영웅 관우(關羽)입니다. 동묘는 관우를 모시는 묘우(廟宇)로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영웅도 아닌 관우를..
2017.05.19
부산 피난민의 애환이 담긴 초량 이바구길
부산하면 광안리, 해운대 등 바닷가나 남포동 국제 시장, 자갈치 시장 등 볼거리가 생각나는데요. 유명한 관광지 외에도 걷기 좋고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 있어요. 바로 초량동에 있는 ‘초량 이바구길’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부산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실래요? 초량 이바구길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이바구’라고 해요.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골목길에서 이야기꽃을 피워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아요. 부산 초량 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 부산항 개항을 시작으로 해방 후 피난민의 생활터였던 1950~1960년대, 산업 부흥기였던 1970~1980년대 부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였던 ‘남선창고’, 층계마다 피란민들의 설움이 밴 ‘168계단..
2017.05.18 by 교보생명
라이프
부산 피난민의 애환이 담긴 초량 이바구길
부산하면 광안리, 해운대 등 바닷가나 남포동 국제 시장, 자갈치 시장 등 볼거리가 생각나는데요. 유명한 관광지 외에도 걷기 좋고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 있어요. 바로 초량동에 있는 ‘초량 이바구길’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부산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실래요? 초량 이바구길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이바구’라고 해요.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골목길에서 이야기꽃을 피워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아요. 부산 초량 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 부산항 개항을 시작으로 해방 후 피난민의 생활터였던 1950~1960년대, 산업 부흥기였던 1970~1980년대 부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였던 ‘남선창고’, 층계마다 피란민들의 설움이 밴 ‘168계단..
2017.05.18